“지자체가 스타트업 첫 고객 돼야”…코스포, 판교서 '혁신 생태계' 정책 논의

스타트업 업계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과 지역 기반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혁신 기술의 테스트베드이자 '첫 고객'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후테크·위치기반 서비스 등 신산업 분야의 규제 개선과 공공시장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장 김재원, 이하 코스포)은 2일 오후 제2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판교 글로벌비즈센터에서 '스타트업 혁신 엔진, 판교에서 미래를 묻다' 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스타트업 및 딥테크 기업의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고 이를 차기 지방정부 정책 설계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경기도지사 경선후보)과 김병욱 전 의원(성남시장 예비후보)이 참석해 스타트업 생태계 육성 방향을 제시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김재원 코스포 의장(엘리스그룹 대표)과 최지영 대표를 비롯해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 김지현 한국딥러닝 대표, 이훈 에바 대표, 김태엽 파파야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재원 코스포 의장은 “AI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핵심 인프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AI 풀스택'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지자체가 테스트베드 역할을 통해 스타트업 혁신 솔루션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포는 이날 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2026 스타트업 정책 제안서'를 정치권에 전달했다. 제안서에는 △경기·성남 AI 스타트업 풀스택 실증 지원 △글로벌 정주 여건 개선을 통한 빅테크 기업 유치 △판교 대기업-스타트업 상생 생태계 구축 △경기 지역 창업 인재 양성 및 정주 지원 등의 정책 과제가 담겼다.

이어진 '스타트업 생태계 토크'에서는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위한 혁신 방향'을 주제로 논의가 이어졌다.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는 “인재가 모이고 창업이 이뤄지며 투자로 성장하는 전주기 선순환 구조가 지역 혁신 정책의 핵심이 돼야 한다”며 광역·기초지자체 중심의 스타트업 정책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코스포 2026 지방선거 후보자 초청 '판교 스타트업 혁신 정책 간담회' 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코스포 2026 지방선거 후보자 초청 '판교 스타트업 혁신 정책 간담회' 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지현 한국딥러닝 대표는 공공 부문의 AI 도입 방식 개선을 제안했다. 그는 “현재 일부 지자체에서 LLM 구축에 중복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공용 모델을 활용하되 각 지자체는 행정 데이터를 AI 친화적으로 자산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훈 에바 대표는 기후테크 기업 육성 필요성을 언급하며 “자율주행 충전 로봇 등 혁신 기술은 규제로 인해 상용화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규제 개선과 함께 기후테크 특화 IPO 트랙 등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태엽 파파야 대표는 위치기반 서비스(LBS)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그는 “공공기관의 경직된 연 단위 예산 구조 때문에 구독형(SaaS) 서비스 도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스타트업의 안정적 시장 형성을 위해 공공기관의 구독형 서비스 구매를 위한 별도 예산과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치권에서도 스타트업 중심 혁신 정책을 강조했다. 한준호 의원은 “초기 창업 지원부터 성장, 글로벌 진출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스타트업 성장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판교와 같은 혁신 거점을 경기도 전역에 10곳 이상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욱 예비후보는 “성남을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며 “성남시가 스타트업의 첫 고객이자 실증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해 2030년까지 글로벌 톱20 스타트업 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재원 의장은 “국내 스타트업의 AI 인프라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다”며 “지자체가 혁신 성장의 파트너로서 스타트업 초기 시장 형성에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