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복잡한 산미나 무게감을 잘 모르는 이른바 '커알못(커피를 알지 못하는 사람)'인 기자에게 아침 출근길 카페는 그저 생존용 카페인을 수혈하기 위한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길게 늘어선 대기 줄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아침 출근 시간대, 스타벅스 매장은 늘 그렇듯 붐볐다. 오전 8시 48분,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있는 '사이렌오더'로 아이스 브루드 커피를 주문했다. 최근 선보인 '패스트 서브'의 속도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패스트 서브는 피크타임에 기계 추출 없이 바로 제공할 수 있는 콜드브루 등 총 8종 음료를 빠르게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스타벅스가 기존에 운영한 '나우 브루잉'에서도 주문의 약 80%가 3분 내 제공됐다. 출근길이나 점심시간 등 특정 시간대에 일부 음료를 사이렌 오더로 주문 시 더 빠르게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전면 확장한 것이 패스트 서브다.

주문 닉네임은 '전자신문'. 계산을 마치고 매장 한편에서 대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파트너의 호출이 들렸다. “전자신문님, 주문하신 아이스 브루드 커피 나왔습니다.” 시계를 보니 8시 51분이다. 불과 3분만이다. 대기 시간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매장 내 모니터에는 앞서 주문한 이들의 닉네임이 아직도 나열돼 있다. 왠지 모를 기쁨이 느껴진다. 기존에는 피크 시간대에 음료 한 잔을 받기까지 5~10분가량 걸렸던 사례가 잦았다. 확연한 차이다. 초고속으로 받아 든 커피로 빠르게 카페인을 수혈(?)했다.

점심 미팅 시간 다시 스타벅스 매장을 찾았다. 이번에는 최근 스타벅스 아이스 음료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는 '에어로카노'를 주문해 봤다. 에어로카노는 출시 단 7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잔을 돌파한 히트 메뉴다. 9일이 걸렸던 2023년 '아이스 슈크림 라떼'나 10일이 걸린 '아이스 블랙 글레이즈드 라떼'를 가뿐히 제친 역대 최단 기록이다. 영업시간 기준 1초당 2.6잔씩 팔려나간 셈이다.
에어로카노의 첫인상은 흑맥주를 연상하게 하는 풍성한 '거품'이었다. 한 모금 마시자 무엇보다 크리미한 거품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미팅이 길어지며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거품이 쉽게 꺼지지 않고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마지막 한 모금까지 거품을 보는 시각적 즐거움과 부드러운 목 넘김을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복잡한 향미를 구분하지 못하는 '커알못'에게도 직관적으로 전달되는 차별점이다. 아메리카노나 콜드브루를 즐겨 마시지만 가끔은 부드러운 변주를 원했던 이들에게 완벽한 대안이 될 듯하다.
스타벅스는 '패스트 서브'로 기다림의 피로를 덜고, '에어로카노'로 맛의 경험을 확장했다.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의 만족도와 편의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전략이 소비자 일상에 제대로 스며들고 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