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확산을 가속화할 핵심으로 인공지능(AI)이 꼽혔다. AI가 복잡한 의사결정과 업무를 지원하며 환자 관리의 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데이터의 통합, 의료진과 AI의 명확한 역할 분배 등이 원격의료 내 AI 활용을 높일 과제로 대두됐다.

한국원격의료학회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에서 2026년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AI와 1차 진료에서 원격의료'를 주제로 AI와 결합한 원격의료의 가능성과 숙제를 논의했다.
성민지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부장은 세분화된 에이전트 AI를 조합하면 맞춤형 원격의료를 구현할 것으로 예상했다. 진료, 일정 관리, 보험 청구 등 현장 전반의 업무를 의료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이 수행하며 환자 치료라는 본연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서다. MS가 지난해 3월 출시한 의료 AI 비서 'MS 드래곤 코파일럿'이 대표적이다. 드래곤 코파일럿은 의사와 환자 대화를 문서로 정리하고, 병원 전자건강기록(EHR)과 연계해 진료 결정을 보조한다.
성 부장은 “원격의료 분야 다양한 사용 사례에 맞는 전문 에이전트 AI가 각각 등장하고 있다”면서 “서로 다른 의료시스템을 얼마나 잘 통합해 효용을 높이느냐가 의료 에이전트 AI 활용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준열 메디스비 대표는 피지컬 AI와 결합한 원격의료의 미래를 제시했다. 메디스비는 정형외과 수술 환자를 로봇팔이 재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양손만 쓰는 재활치료사 한계를 극복하고, AI가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재활 동작을 구현한다.
임 대표는 “환자에게 원격으로 재활 동작을 전달해 기존의 낮은 순응도를 개선할 수 있다”면서 “다만 로봇 기술로 인간의 손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은 아직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책임 소재 해결과 수가 등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유재용 한림대 교수는 의료 현장에서 책임 가능한 AI를 실현할 수단으로 '가드레일'을 제시했다. 질병 진단 같이 생성형 AI의 역할을 넘어선 요청을 받았을 때 이를 멈추는 일종의 비상정지 버튼이다.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환각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유 교수는 “AI가 임상 현장에서 잘 활용되고 있지만 공정성, 환각, 과도한 신뢰 등의 문제는 남아있다”면서 “민간 영역에서 AI 신뢰성을 보증할 체크리스트를 제정하고 있는데, 원격진료 영역에서는 데이터 신뢰도가 주요 고려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리아 나카타 일본 지케이카이 의과대학 교수는 “일본 역시 의사가 AI의 과도한 신뢰·불신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을 어떻게 따질지가 화두”라면서 “병원까지 연대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법제화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원격의료학회는 아시아 원격의료 학계 간 교류를 이끌며 국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계획이다.
강대희 한국원격의료학회장은 “미래 의료는 질병 치료에서 건강 증진·예방으로, 의사·병원 중심에서 환자와 지역사회 중심으로 변하고 있어 원격의료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면서 “산업계,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업계 발전과 제도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