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ESS 시장 커진다…K배터리, 북미 중심 속 '시장 다변화' 과제

아시아 ESS 시장 커진다…K배터리, 북미 중심 속 '시장 다변화' 과제

아시아·태평양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K배터리는 수익성이 높은 북미 시장을 기반으로 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아시아 신흥국 시장 확대를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배터리 에너지저장시스템(BESS) 시장은 2025년 286억달러에서 2030년 624억달러로 연평균 16.9%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북미 시장 성장률(14.6%)을 웃도는 수준으로, 글로벌 ESS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인도와 동남아시아가 성장의 중심으로 꼽힌다. 인도의 2024년 ESS 신규 설치량은 341메가와트시(MWh)로 전년 대비 6배 이상 늘었다. 인도 정부는 2032년까지 47기가와트(GW) 규모의 배터리 저장 설비가 필요하다고 추산한다. 이는 현재 설치량의 수만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동남아시아 역시 2030년 약 50억달러 규모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등 국가들이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목표를 설정하면서 계통 안정화를 위한 ESS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를 계기로, 아시아 전반에서 LNG 등 기존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정책이 재검토되고 재생에너지 중심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내 ESS용 배터리 수출은 증가세이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ESS용 리튬이온배터리 수출은 약 29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8% 증가하며 전기차용 배터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기업은 미국 중심 ESS 프로젝트 수주와 현지 생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중국 기업은 글로벌 ESS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와 현지 생산 인센티브가 북미 시장 수익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신흥국 시장은 초기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전략적 접근 필요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는 인센티브가 뒷받침되는 핵심 수익 시장이고, 인도와 동남아는 성장성이 높지만 저가 입찰 구조와 제도 환경이 다른 시장”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지역별 특성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