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전국 공공 정보시스템 1만6000여 개에 대한 등급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그간 이용자 수를 핵심 기준으로 삼았던 산정 방식을 탈피해, 앞으로는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도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
행정안전부는 이달부터 2개월간 전국 공공 부문 정보시스템의 등급을 재분류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작업은 지난해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당시 사용자는 적지만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서비스의 복구가 지연돼 불편을 초래했던 사례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됐다. 기존 사용자 수 중심의 등급 체계로 인해 실제 국민 생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정보시스템의 복구가 지연되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행안부는 고시를 근거로 운영하던 정보시스템 등급제를 2025년 7월 전자정부법에 반영했으며, 정보시스템 등급 개편에 대한 전문가 실무단을 운영해 초안 작성 후 보완 과정을 거쳐 이번 개선안을 마련했다.
개정된 측정 지표에 따르면 정보시스템은 국민 영향도(70%), 서비스 파급도(10%), 대체 가능성(10%), 사용자 수(10%) 등 지표를 합산해 A1(국가 핵심)부터 A4(국민행정 일반)까지 4단계로 분류된다.

재난 상황에서도 서비스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등급별 재해복구 목표 시간(RTO)도 규정했다.
국가 핵심인 A1 등급은 국민을 위해 상시 운영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스템으로, 재해복구 목표 시간을 실시간에서 1시간 이내로 설정해 중단 없는 서비스를 실현한다는 목표다.
A2 등급은 국민의 기본적 생활과 직결돼 상시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3시간에서 12시간 이내 복구를 완료하도록 했다. A3 등급은 1일에서 5일 이내, A4 등급에 해당하는 시스템은 3주 이내에 복구할 수 있도록 관리 기준을 수립했다.
이와 관련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정부 등 각 공공기관은 새로운 산정 기준에 따라 소관 정보시스템의 등급을 재분류해 행정안전부에 제출해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산정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민간 전문가 등 30명으로 구성한 '등급심의위원회'를 운영하며 각 기관이 제출한 등급을 검토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공공 정보시스템 등급 전면 재분류는 행정서비스 중단으로 국민의 일상을 멈추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행안부는 어떤 재난이나 장애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시스템을 구축해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민주 정부를 구축하는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