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이 “중국 어부가 주변 해역에 시안화물(사이안화물)을 투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중국 어선이 스프래틀리 군도(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지역) 주변에서 독극물 공격을 통해 지역 어류 개체수를 줄이고 필리핀 군대의 주요 식량 공급원을 차단하는 '사보타주'를 벌이고 있다고 규정했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주장에 “우스꽝스러운 소리”라고 반박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혀 믿을 수 없고 반박할 가치조차 없다. 필리핀은 정상적인 어업 활동에 종사하는 중국 어선들을 불법적으로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중국 어선이 뿌린 것으로 의심되는 시안화물은 흔히 '청산가리'로 알려진 독성 물질이다. 세포의 산소 흡수를 방해해 생명체를 단시간에 죽음에 이르게 하며, 바다에 살포될 경우 어류 몰살은 물론 산호초 생태계까지 파괴할 수 있다.
필리핀 국가안보회의(NSC)는 중국이 지난해부터 스프래틀리 군도 일부인 세컨드 토마스 암초 일대에서 독극물 공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암초에는 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1999년 고의로 좌초시킨 BRP 시에라 마드레호가 있다.
코르넬리오 발렌시아 NSC 부사무총장은 “최근 회담에서 중국 정부에 독극물 공격 의혹을 제기했지만,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관련 보고서를 외교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지역 순찰 강화를 명령했다.
필리핀 해군 대변인 로이 빈센트 트리니다드 소장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중국 어선이 투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안화물 10병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남중국해 남쪽 해역에 위치한 스프래틀리 군도는 중국,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이, 브루나이 등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필리핀과 중국의 긴장감이 급격히 고조됐다. 지난 2024년 6월에는 흉기로 무장한 중국 해안경비대원들이 필리핀 해군 함정에 올라타 필리핀 해군과 백병전을 벌이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