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대어' 무신사 품는다…택배업계, 패션 수주 경쟁 불꽃

택배업계, 대형 패션 플랫폼 물량 잡으려 안간힘
가볍고 상품 회전율 높은 패션은 택배업 최대 격전지
한진, 무신사 본계약 체결 눈 앞에

한진이 국내 대표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무신사' 물량 확보를 위한 테스트 운용에 돌입했다.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면서 본계약 체결을 위한 막판 검증에 나섰다. 패션 이커머스 시장에서 배송 품질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주요 택배사 간 '대형 플랫폼 물량' 수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올해 택배업무 위탁 사업자로 한진택배를 선정했다. 배송 효율 극대화를 위해 서울·경기 일부 지역은 딜리박스가 담당하고, 그 외 전국 권역 전체를 한진이 전담하는 전략적 이원화 체제를 채택했다.

한진은 무신사와의 본계약 체결에 앞서 약 4주간 운영 테스트(POC)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무신사와 본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익일 배송률 98% 이상' '익일 반품 수거율 97% 이상'이라는 서비스 수준 협약(SLA) 지표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은 SLA 달성을 위해 현장 대리점과 배송기사들에게 '집배송 서비스' 품질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션 카테고리는 통상 택배업계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으로 평가된다. 상품 회전율이 높고, 교환·반품이 잦아 추가 물류 서비스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즌별 신상품 출시와 할인 행사, 브랜드 입점 확대 등에 따라 물동량이 꾸준히 발생한다. 주말과 휴일에 주문이 집중되는 소비 패턴을 고려하면 배송 빈도와 처리량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AI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AI 이미지

패션 업계도 배송 협력사를 선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상품 특성상 소비자들은 주문 이후 최대한 빠른 수령을 원하고, 이는 곧 플랫폼의 구매 전환율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주말 주문을 즉시 처리할 수 있는 배송 체계를 갖추지 못할 경우 고객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국내 주요 택배사는 패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서비스 체계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유니클로 물량을 기반으로 패션 부문에서 주 7일 배송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한진도 지난해 주 7일 배송을 시작했다. '매일오네'를 앞세운 CJ대한통운은 지난 1~2월 확보한 신규 파트너 중 20% 이상을 패션 셀러로 채웠다.

업계에서는 한진의 이번 무신사 수주를 계기로 패션 물류 시장 내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신사라는 '대어'를 확보하면서 향후 다른 패션 기업의 수주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패션 업계 한 관계자는 “라이프스타일 상품군 전반에서 빠른 배송이 '상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패션 플랫폼도 당일발송 등 배송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고객 서비스 품질 강화와 프로세스 효율화를 위해 배송 파트너와의 협력이 중요해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