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의 생체 리듬 유형(크로노타입)에 맞게 운동 시간을 설정하면 운동 효과가 달라질 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위험과 혈당, 콜레스테롤 같은 주요 위험 지표를 더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파키스탄 라호르대학교 아르살란 타리크 박사 연구진은 40~60세 성인 150명을 대상으로 12주간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고혈압, 과체중 또는 비만,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습관 등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심혈관 위험 요인을 지니고 있었다.
이들은 설문과 48시간 동안의 중심 체온 측정을 바탕으로 '아침형'과 '저녁형'으로 구분됐으며, 각자의 유형에 적합한 시간대(아침형: 오전 8~11시, 저녁형: 오후 6~9시)에 운동하거나 반대로 맞지 않는 시간대에 운동하도록 무작위 배정됐다. 이후 12주 동안 주 5회, 한 번에 40분씩 빠르게 걷기와 같은 중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수행했다.
연구 결과, 자신의 생체 리듬에 맞춰 운동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심혈관 위험 요소 감소, 유산소 능력 향상, 수면 질 개선 측면에서 더 큰 효과를 보였다.
특히 수축기 혈압의 경우, 적합한 시간대에 운동한 집단은 평균 10.8mmHg 감소한 반면, 부적절한 시간대에 운동한 집단은 5.5mmHg 감소하는 데 그쳤다. 초기 고혈압 환자에서는 각각 13.6mmHg와 7.1mmHg로 격차가 더욱 뚜렷했다.

수면의 질 역시 적절한 시간대에 운동한 그룹은 평균 3.4점 상승했지만, 그렇지 않은 그룹은 1.2점 증가에 머물렀다. 또한 공복 혈당,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심박 변이도, 최대 산소 섭취량 등 주요 심혈관 및 대사 지표에서도 생체 리듬에 맞춘 운동이 더 큰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오픈 하트(Open Heart)'에 실렸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라호르 지역 공공병원 참가자만을 대상으로 했고, 중간형 크로노타입이 포함되지 않아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 제한이 있다”면서도 “운동 시간을 개인의 생체 시계에 맞출 경우 건강상 이점이 더욱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의 생체 리듬을 고려해 운동 시간을 설계하는 '크로노-운동' 방식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있는 중년층에서 효과적이면서도 비용 대비 효율적인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운동 처방 시 크로노타입 평가를 포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