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드러난 '수상한 베팅, 그리고 잭팟'...“트럼프, 전 세계가 도박판인데 어쩌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제기돼 온 '내부 정보 활용 베팅'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나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미군 특수부대원이 군사 작전 정보를 활용해 예측시장에 베팅, 수억원대 수익을 올린 혐의로 기소되면서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미 육군 특수부대원 개넌 켄 밴 다이크(38) 상사는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대배심에 의해 기소됐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 관련 내부 정보를 사전에 알고,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 폴리마켓에 베팅해 약 41만 달러(약 6억 1천만원)를 벌어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다이크 상사는 작전 계획 단계부터 관련 정보를 접한 뒤 '미군의 베네수엘라 진입'과 '시점' 등을 주제로 13차례 베팅을 진행했다. 이후 실제로 미군이 일정대로 작전에 착수하면서 거액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수익금을 암호화폐 계정으로 옮긴 뒤 계정 삭제를 요청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지만 수사망을 피하지 못했다. 로이터는 이번 사건이 미 법무부가 예측시장에 내부자 거래 개념을 적용해 기소한 첫 사례라고 전했다.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질문에 “잘 모르는 일이지만 흥미롭다”고 언급하며 “그가 마두로 체포에 돈을 건 것이냐”고 반문했다.

특히 그는 해당 행위를 과거 스포츠 도박 사건에 빗대며 “마치 피트 로즈가 자신의 팀에 베팅한 것과 같다”고 언급해 논란을 키웠다. 해당 발언은 '작전 성공에 베팅했기 때문에 문제가 덜하다'는 취지로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을 비롯해 모든 곳에서 도박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전 세계가 도박장이 된 것 같다”면서 “나는 찬성하지 않고 마음에 들지도 않는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정말 미친 세상이지만, 또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폴리마켓 등 예측시장 플랫폼의 투자자이자 고문으로 활동 중인 사실도 재조명되며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전쟁 및 외교 관련 주요 발표 직전 대규모 원유 선물 거래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특정 시점마다 수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고, 이후 국제유가가 급변하면서 막대한 차익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야당은 내부정보 유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백악관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공직자가 취득한 정보를 금융 거래에 활용하지 말라는 경고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예측시장과 금융시장에서 '내부정보 활용' 문제를 둘러싼 규제 공백을 드러낸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동시에 군사·외교 정보가 경제적 이익과 결합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법적 문제에 대한 논쟁도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