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제 서비스에서 국내외 사업자 역차별이 이어지고 있다. 애플페이는 다중기기에서 동일한 결제수단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반면, 국내 카드사, 간편결제 서비스는 한 기기에서만 결제할 수 있다. 금융당국의 '1계정-1디바이스' 원칙이 사업자별로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애플페이는 한 사람의 결제 계정을 여러 아이폰에서 동시에 쓸 수 있다. 애플워치,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 뿐 아니라 서브폰, 가족폰 등 여러 아이폰에서도 인증만 하면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반면, 국내 카드사의 앱카드, 삼성페이, 네·카·토의 간편결제 등 국내 모든 결제는 한 계정에 하나의 기기에서만 결제할 수 있다. 결제 기기를 바꾸면 이전 기기에서는 결제수단이 해지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구조가 표준이다. 애플은 다중기기 적용에도 보안 문제가 없는 건 각 기기별로 토큰을 발행해서 인증하는 구조 덕분이다. 이미 글로벌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NFC 결제와 기기 가이드라인이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애플의 다중 결제에 대해 어떠한 제제나 규제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국내 사업자의 경우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모바일 결제수단을 단말 단위로 관리하도록 규제를 받고 있다.
인증 정보가 여러 기기로 분산될 경우 부정 사용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때문에 다중 기기 결제에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하나의 결제수단은 하나의 기기에만 등록, 사용하는 '1계정-1디바이스' 구조가 생긴 배경이다. 국내 결제사는 모두 이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
업계는 금융당국이 최근 기술 발전을 고려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규제는 10여년 전 보안 구조를 관행적으로 유지한 측면이 있다”며 “기술 발전으로 국내 사업자도 다중 기기 결제가 가능하면, 같은 조건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사업자에만 예외를 주는 건 시장 경쟁을 저해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사업자도 다중 기기 결제가 보안상 문제가 없다면 규제를 열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용자 경험에서도 차별을 만든다. 휴대폰을 2개 이상 사용하는 고객은 결제폰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반면 애플페이는 복수의 아이폰에서 이용할 수 있어 사용자 편의성 차원에서 차이가 크다.
금융당국은 해당 사안에 대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중 기기 결제와 관련된 규제 적용 문제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갤럭시워치가 국내에서만 삼성페이를 지원하지 않는 배경은 국내에서는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결제 기반을 사용하고 있고, 카드사 결제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결제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MST 결제 구조에서 토큰화 기능을 도입한다면, 이론적으로 갤럭시워치도 결제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그러나 금융당국의 디바이스 규제에 대한 해석이 어떻게 이뤄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니면 삼성페이가 MST 서비스를 종료하고 NFC로 완전 전환한다면, 갤럭시워치에서도 결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NFC로 완전한 전환을 하려는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