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인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를 차세대 미디어 전략으로 육성하기 위해 스마트TV에 FAST 앱 탑재를 의무화하고 수출 기업 대상 광고 바우처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정섭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예술학과 교수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OTT포럼의 'OTT시대 FAST의 등장과 미디어 시장 변화 전망·정책 제언' 세미나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OTT 시장은 포화 상태이며, 넷플릭스 종속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국내 제작사들이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납품하는 구조에서 단기 수익만 확보할 뿐, 장기적으로는 IP와 유통 주도권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는 FAST가 빠르게 새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FAST는 이용자가 별도 구독료 없이 무료로 콘텐츠를 시청하는 대신 광고를 보는 방식으로, 광고 수익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미국에서는 2025년 기준 전체 가구의 47%가 FAST 채널을 적극 시청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으로는 미국 TV 시청자의 66%가 FAST 채널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한국이 FAST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TV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두 기업의 누적 출하량을 합산하면 약 9억~11억 대에 달한다. 삼성TV플러스의 미국 MAU는 2024년 8800만 명을 돌파했고, LG채널은 29개국에서 4000개 채널을 운영하며 2025년 상반기 미국 시청 시간이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는 수익모델 불확실성과 정책 지원 부족, 과거 삼성영상사업단 실패에 대한 트라우마 등으로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글로벌 FAST 선점 경쟁이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더 늦으면 OTT에 이어 FAST마저 해외 플랫폼에 종속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삼성TV플러스는 타이젠 운영체제 기반으로 휴대폰 앱 서비스도 가능하지만, LG채널은 웹OS 체제로 휴대폰 앱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두 플랫폼 간 앱 교차 탑재를 의무화해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FAST 광고 바우처 지원제도를 도입해 FAST 광고 시장 형성이 부진한 지역에서 수출 기업들의 광고를 지원해 시장 형성을 촉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FAST 관련 전략 수립 필요성에 대한 제언이 이어졌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권예지 박사는 “FAST는 디바이스 사업자와 커머스, 광고 데이터를 결합하는 플랫폼 권력 재배치의 기회”라고 분석하고 “K-FAST와 콘텐츠, 커머스를 아우르는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OTT사업 경험이 있는 김정은 케이투엔티 대표는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FAST와 OTT가 시장을 양분하며 공존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봤다. 김 대표는 “FAST는 메타데이터 자동 생성, 실시간 시청 데이터 확보, 문맥형 광고 등의 강점이 있다”며 “K-콘텐츠 채널을 번들링해 글로벌 플랫폼에 진출하는 집단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오하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과 LG가 투자 리스크를 떠안을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에 먼저 움직이기 어려운 구조”라며 “국내 FAST 육성과 콘텐츠 유통활로로서의 FAST를 분리해 별도로 정책을 설계하고, K-FAST 얼라이언스에 제작자를 실질적 주체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