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끄고 이동까지…호르무즈, 치열한 숨바꼭질 시작”

미국의 해상 봉쇄에도 불구하고 이란산 석유 일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은 27일 이란 석유 약 40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 2척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위성 분석 사이트 탱커스트래커스닷컴에 따르면 해당 유조선들은 아시아를 향해 이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최근 며칠간 이란 항구로 회항한 유조선은 총 6척으로, 이들 선박에는 약 1050만 배럴의 이란산 석유가 실려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별도로 이란 유조선 4척은 빈 상태로 아시아에서 돌아온 뒤 파키스탄 해안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됐다.
이란은 전쟁 발발 직후인 2월 28일부터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나섰으며, 미국은 이에 대응해 지난 13일 대이란 해상 봉쇄를 시작했다. 이란은 이달 17일부터 18일 사이 해협을 일시 개방했다가 다시 통제를 강화했다.
전쟁 이전 하루 평균 125∼140척의 선박이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은 현재 통항이 크게 제한된 상태다.
미 중부사령부는 해상 봉쇄 이후 총 37척의 선박을 다른 항로로 우회시켰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선박은 여전히 해협 통과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27일 기준 최근 하루 동안 최소 7척의 벌크선이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 가운데 유조선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부는 이라크 항구에서, 한 척은 이란 항구에서 출항한 선박이다.
미군은 이란 관련 선박을 말라카 해협 인근까지 우회시키고 있는 만큼, 이들 선박이 최종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의 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이 화물을 적재한 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정황도 포착됐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전쟁 발발 이후 액화천연가스를 실은 선박의 첫 통과 사례가 된다.
최근 걸프 해역에서는 선박들이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자동식별장치 신호를 끄거나 허위 정보를 송신하는 등 다양한 회피 전술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