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는 아내가 낳는데 기절은 남편이…아기 얼굴 보자마자 실신, 왜?

브라질의 한 남성이 둘째 딸의 출산을 지켜보던 중 기절했다. 사진=데일리메일, SNS
브라질의 한 남성이 둘째 딸의 출산을 지켜보던 중 기절했다. 사진=데일리메일, SNS

브라질의 한 분만실에서 아내의 제왕절개 출산을 지켜보던 남편이 아기가 태어난 직후 갑자기 실신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8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브라질 크리시우마의 한 병원에서 마리안 펠리페의 제왕절개 수술을 지켜보던 남편 마이콘 페드로소는 아기가 무사히 태어난 직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사건은 이날 오전 양수가 터지면서 시작됐다. 급히 병원을 찾은 부부는 긴박한 대기 끝에 수술실로 향했고, 출산 전문 사진작가 패트리샤 포겔도 현장에 함께했다.

포겔은 “수술 당시 남편이 다소 불안해 보였지만 수술 자체는 순조로웠다”며 “1500건이 넘는 출산 장면을 지켜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당시를 전했다.

문제의 순간은 오전 8시 24분쯤 발생했다. 건강한 아기가 태어나 산모의 품에 안기자, 곁에서 손을 잡고 있던 마이콘이 갑자기 중심을 잃고 축 늘어졌다.

다행히 옆에 있던 의료진이 즉시 그를 붙잡아 천천히 바닥으로 유도하면서 큰 부상은 피했다. 의료진은 익숙한 듯 다리를 들어 올리고 부채질을 하는 등 응급조치를 시행했고, 마이콘은 몇 분 뒤 의식을 회복했다. 특별한 건강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마이콘은 “아기가 태어난 순간부터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첫째 딸의 출산을 지켜봤을 때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전형적인 '미주신경성 실신' 사례로 보고 있다.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아내의 수술을 지켜보다가, 아기의 탄생을 확인한 순간 안도감과 함께 자율신경계가 급격히 반응하면서 뇌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해 실신했다는 설명이다.

분만실에서 보호자가 쓰러지는 일은 의외로 흔하다. 산모의 진통을 지켜보는 심리적 압박, 혈액과 의료기구를 보는 시각적 자극, 분만실 특유의 냄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부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혈압과 심박수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또한 긴장으로 인한 과호흡 증후군이나 장시간 서 있다가 발생하는 기립성 저혈압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보호자가 분만실에 들어갈 경우 가급적 앉은 자세를 유지하고, 어지럼증이나 식은땀이 느껴질 경우 즉시 의료진에게 알릴 것을 권고한다. 특히 과거 비슷한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누리꾼들은 “아빠들도 출산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것 같다” “아기의 탄생이자 아버지의 재탄생”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걸 깨달은 순간 기절한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