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학교가 재학연한 제도를 허물고 재입학 문턱도 대폭 낮춘다.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 생애 주기와 진로 설계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학사제도 개편을 단행한다.
기존에는 학칙에 따라 재학연한을 수업연한의 2배로 제한했다. 대부분 학과는 수업연한이 4년이며 건축학과는 5년이다. 학사 개편으로 의과대를 제외한 전 학과의 재학연한이 폐지된다. 의과대는 수업연한이 6년으로, 의사 수급과 관련된 정책 특수성을 고려해 기존 제도를 유지한다.
고려대 관계자는 “기간 내 졸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해 왔다”며 “재학연한 폐지는 학생들이 보다 자율적으로 학업을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함으로, 학생들이 대학 울타리 안에서 다양한 도전과 경험을 유연하게 시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재입학 제도도 세 가지 측면에서 크게 달라진다. △재학연한 초과 제적자의 재입학 허용 △재입학 기준을 학과 결원에서 전체 정원 결원으로 변경 △재입학 횟수 제한 폐지가 핵심이다.
기존에는 고려대 입학 후 한 학기 이상 재학하고 해당 학과에 결원이 있어야 재입학이 가능했지만, 이번 개편안에 따르면 캠퍼스 전체 정원에 결원이 존재하면 재입학이 가능하다. 단 교원·의료인 등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의과대, 사범대, 간호대는 기존처럼 학과 결원을 기준으로 재입학을 관리한다.
전체 정원 결원으로 기준이 바뀌면 특정 학과 쏠림 우려도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대해 고려대 관계자는 “재입학 기준 변경은 재입학을 학과별이 아닌 대학의 총 정원 기준으로 산정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사항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며 “재입학 심사 시 결원이 발생한 학과 및 단과대학을 우선 고려해 선발하므로, 특정 학과로의 쏠림 현상은 제한적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재입학 횟수 제한 폐지 배경에 대해서도 “오랜 기간 학업을 중단한 후 재입학하는 경우 직장 및 가족 문제로 불가피하게 자퇴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으며, 이 경우 재입학 기회가 영구적으로 차단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다양한 라이프사이클을 가진 학생들의 학습 수요를 반영하고자 재입학 횟수 제한을 폐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메디컬 편입을 준비하는 고려대 학생은 “휴학을 다 써서 사실상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졸업 유예도 불가능했는데, 이제는 재입학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시험 준비로 재학연한이 길어질 것 같아 걱정했는데 마음이 놓인다”고 전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편은 학사제도 유연화에 방점을 뒀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를 설계하고 다양한 학습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 마련이 학사 운영과 개편의 핵심 목표이자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