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상공회의소가 해외 전기·전자 인재를 발굴해 국내 기업 채용까지 연계하는 통합형 모델을 본격 가동한다. 특히 팹리스 등 중소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인력 부족이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현실적인 인력 수급 해법으로 주목된다.
6일 업계·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육성형 해외전문기술인력 지원사업'을 올해 1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상위권 대학 전기·전자 분야 인재를 선발해 국내 기업 취업까지 연계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사업은 단순 해외 채용을 넘어 현지 인재 발굴부터 교육, 역량 검증, 국내 기업 매칭, 최종 채용까지 전 주기를 묶은 국내 첫 통합형 해외 인재 유치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국내 유학생 중심 채용 방식과 달리 현지에서 인재를 발굴·육성해 산업 수요에 맞춘 인력 공급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업 규모는 연간 200명 채용을 목표로 1년 단위로 운영된다. 우선 전기·전자 분야를 시작으로, 향후 사업 성과에 따라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대한상의는 베트남 하노이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현지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인재 발굴에 나서고 있다. 선발된 인력은 현지에서 3~4개월간 교육을 받은 뒤 국내 수요 기업과 화상 면접을 거쳐 채용이 확정되는 식이다.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실제 채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교육 과정은 인력개발사업단이 커리큘럼과 교재를 개발하고, 현지 강사를 통해 역량 검증 중심으로 운영된다. 특히 반도체 설계 중심의 중소 팹리스 기업은 인건비 부담과 대기업으로의 인재 쏠림 현상으로 청년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해외 전문 기술 인력 유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이번 사업이 구조적 인력난 해소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팹리스산업협회가 반도체 설계 기업 27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미스매치가 확인된다. 응답 기업의 63%가 자체 사내훈련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훈련 비용 부담(40%), 시간 부족(27%), 행정 인력 부족(20%) 등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중소 팹리스가 인력을 채용하더라도 실무 투입 전 재교육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한 시스템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해외 인재 유치는 국내 반도체 인력난을 해소할 현실적 대안이자, 한국이 아시아 반도체 인재 허브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단순 채용에 그쳐서는 안 되고, 국내 산업 수요와 현지 교육 간 간극, 특히 경력직 수준의 설계 역량 미스매치를 해소할 실무 중심 교육과 정착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