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가전사업 DNA 바꾸는 삼성…“수익구조 다변화 위한 사업 재편”

삼성전자가중국 가전 시장에 진출한 지 34년 만에 현지 사업을 재편하는 건 중국 업체와의 출혈 경쟁보다 수익성이 확보되는 프리미엄 라인 및 플랫폼 비즈니스로 전환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TV와 모바일 서비스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글로벌 마케팅을 이끌어 온 이원진 사장을 필두로 가전 사업 전반의 수익구조 다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판매를 중단하지만, 첨단 산업분야의 연구와 생산 협력, 투자를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전환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가전 사업은 경쟁 심화, 관세 등 리스크로 수익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사업 전반에서 선택과 집중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조사업체 AVC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삼성전자의 중국 TV, 냉장고, 세탁기 점유율은 각각 3.6%, 0.4%, 0.4%에 그친다. 지난해 12월에는 처음으로 TCL에 출하량을 역전당하기도 했다. 여기에 2010년대 초반까지만해도 25조원을 웃돌던 중국 판매법인 매출은 지난해 3조원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급감했고, 순이익은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본토의 연구개발(R&D) 거점 기능은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기술 트렌드에 민감한 중국 소비자 특성을 활용한 신제품·신기술 테스트베드로서의 기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1992년 한·중 수교 직후 베이징에 사무소를 낸 뒤 쑤저우(가전), 혜주(휴대폰), 텐진(TV) 등 생산 거점을 잇달아 구축했다. 2014년에는 시안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며 부품·세트 사업 모두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중국 본토 판매망은 철수하는 대신 연구 거점은 남기는 방식으로 중국 사업 역시 재편하는 모양새다.

국내 최고 정보통신기술(ICT) 축제 '월드IT쇼 2026'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다.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이 115인치 마이크로 RGB TV를 살펴보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국내 최고 정보통신기술(ICT) 축제 '월드IT쇼 2026'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다.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이 115인치 마이크로 RGB TV를 살펴보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삼성전자의 사업 재편 방침은 최근 인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4일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에 이원진 사장을 임명했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 TV·모바일 서비스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글로벌 마케팅을 이끌어온 콘텐츠·서비스 전문가다.

글로벌 시장 1위라는 경쟁력을 기반으로 TV사업 자체를 서비스 비즈니스로 변환해 나가기 위한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TV플러스 등 무료 스트리밍 강화, 아트스토어 고도화 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 사장은 삼성 TV플러스 사업을 핵심 캐시카우로 안착시킨 인물로 여겨진다. 이 사장이 하드웨어 기기 판매를 넘어 광고 및 구독 모델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 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