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와 노동 간 갈등이 형사 고소전으로 확전됐다. 노사정 3자 면담을 앞두고 회사가 노조 집행부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면서 임금 갈등이 생산 안정성과 글로벌 고객 신뢰 문제로 확전하는 양상이다.
8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노조가 법원이 쟁의행위를 제한한 일부 공정에서 파업을 강행했다며 노조 관계자 6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인천연수경찰서에 형사 고소했다.
고소 대상은 박재성 초기업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 3명과 현장 관리자급 노조원 3명이다.

앞서 회사는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며 노조를 상대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전체 9개 공정 가운데 변질·부패 방지 등을 위한 마무리 3개 공정은 파업을 제한하고 나머지 6개 공정에 대해서는 쟁의행위를 허용했다.
노조는 지난달 28~30일과 이달 1~5일 파업 기간에도 해당 3개 공정 작업은 수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해당 공정에 투입돼야 할 인력이 파업에 참여한 것은 사실상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노조는 “심리적 위축을 노린 무리한 고소”라며 “쟁송 남발은 외부에 불안정한 상황만 부각해 고객 우려를 키울 뿐”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회사와 노조는 오후 송도 사업장에서 고용노동부가 참여하는 노사정 미팅에 돌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평균 14% 임금 인상과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지급, 영업이익의 20% 수준 성과급 배분, 공정한 인사 기준 마련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교섭을 이어왔다.
하지만 양측은 접점을 찾지 못했고 노조는 지난달 28~30일 60여명 규모 부분 파업을 시작하고 이달 1~5일에는 약 2800명이 참여하는 전면 파업을 단행했다. 파업은 연차 사용과 휴일 근무 거부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항암제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등 일부 제품 생산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회사는 현재까지의 손실 규모를 약 15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6일 현장에 복귀했지만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방식의 무기한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진정으로 사태 해결 의지가 있다면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갈등 장기화 가능성도 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노조가 추가 총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조 관계자는 2차 파업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