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김형일·권혁상 의생명공학과 교수팀이 공동으로 약한 자기장으로 뇌의 자연 회복을 돕는 새로운 자기자극 기술 '저강도 초고주파 자기자극 시스템(UHF-LiMS)'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뇌졸중은 장기간 장애를 유발하는 대표적 질환으로 운동·감각·언어 기능에 영구적인 손상을 남길 수 있다. 만성기에 접어든 후에는 손상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치료법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현재 사용하는 대표적 뇌 자극 치료인 '반복경두개자기자극(rTMS)'은 강한 자기장으로 신경세포를 직접 자극하는 방식이다. 자극 강도가 높고 장비가 크며 정밀한 위치 조절이 필요해 재활 운동과 동시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제약이 있다.
연구팀은 뇌를 강하게 자극하는 대신, 뇌가 스스로 회복하려는 과정을 돕는 방식에 주목했다. 기존 자기자극보다 훨씬 약한 수준의 초고주파 자기장을 이용해 뇌 기능 회복을 유도하는 UHF-LiMS를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기존 자기자극 대비 100분의 1 수준인 약 0.1 V/m(미터당 0.1볼트)의 미세한 초고주파 자기장을 이용해 재활 과정에서 활성화된 신경회로의 자발적 활동을 미세하게 유도하고 신경회로가 더 잘 연결되도록 돕는다.

특히 신경세포를 직접 흥분시키는 수준까지 자극하지 않고, 반응 직전 상태를 미세하게 조절하는 '아역치' 방식으로 작동한다. 재활 과정에서 활성화된 신경회로가 더욱 안정적으로 연결되도록 유도한다.
그 결과 기억 형성과 회복 과정의 핵심 기전인 '시냅스 가소성'이 극대화되며 실제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망이 보다 효율적으로 재구성되도록 돕는다.
이번 연구는 머리에 자극 장치를 직접 접촉하지 않고,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재활훈련과 동시에 적용할 수 있는 비침습형 신경자극 기술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자연 회복이 어려운 만성 뇌졸중 상태에서도 운동 기능 회복 효과를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형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만성 뇌졸중 재활에서 새로운 신경조절 가능성을 제시한 성과”라며 “기존 고강도 자기자극의 안전성 한계를 줄이면서도, 깨어 있는 상태에서 행동훈련과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 적용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