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거래소가 지난 2월 인수한 인공지능(AI) 기술 스타트업 페어랩스와 자본시장 핵심 업무에 AI 기술을 본격 도입한다. 공시·시장조치·인덱스 사업 등 거래소 주요 업무 전반에 AI를 적용해 업무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향후 데이터·인덱스 등 정보사업과 연계한 외부 수익사업으로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한국거래소는 페어랩스와 함께 자본시장 업무의 AX(AI 전환)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거래소는 인수 직후 페어랩스와 'AX 협의체'를 가동하고, 현업 부서 아이디어를 반영한 데모 버전을 빠르게 구현하는 방식으로 주요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거래소는 상장법인 중요정보를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업무에 페어랩스 AI 기술을 도입한다. 매일 국내외에서 쏟아지는 뉴스 가운데 횡령·배임, 부도 등 거래정지와 직결될 수 있는 핵심 정보를 AI가 실시간으로 선별해 실무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기존 키워드 검색은 연관성이 낮거나 중복된 정보까지 함께 노출되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페어랩스가 개발한 솔루션은 AI 기반 문맥 추론을 통해 실제 시장조치가 필요한 유의미한 정보를 정밀하게 골라내는 것이 특징이다. 거래소는 향후 거래시간 연장 등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중요정보에 대한 적시 대응 역량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시 검토와 시장조치 검증 절차도 AI 기반으로 고도화한다. AI가 공시 자료를 분석해 익일 관리종목 지정·해제 등 시장조치가 필요한 종목을 점검하고 리포트를 제공하는 기능을 개발한다. 이를 통해 공시 검토 업무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인덱스 사업에도 AI를 적용한다. 거래소는 지수 개발의 기초가 되는 산업분류체계 관리 전반에 페어랩스 기술을 도입해 관리 프로세스를 자동화한다. AI가 기업 매출 구성과 세부 사업영역을 정밀 분석해 최신 산업 트렌드와 신성장 테마를 반영한 마이크로 섹터 지수 개발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페어랩스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추진하는 총 41억원 규모 문화기술(CT) 연구개발 사업 주관기관으로도 선정됐다. 이 사업에는 JTBC,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6개 전문기관이 참여한다. 페어랩스는 글로벌 웹·플랫폼 데이터 수집과 정제·표준화, 통합 데이터셋 운영 등 핵심 공정을 주도하고 전체 프로젝트 총괄 역할도 맡는다.
거래소는 페어랩스와 협력 범위를 내부 업무 기술지원에 그치지 않고 외부 수익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데이터와 인덱스 등 거래소 정보사업과 연계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시너지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거래소는 “페어랩스와의 협업으로 상장 공시 및 시장 운영의 정확성과 신뢰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페어랩스가 금융 영역을 넘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I 성과를 창출하는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