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 미디어 정책의 자신감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미디어 정책의 오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수년 동안 정족수 부족 상황으로 파행을 겪어왔던 위원회가 다시 가동된 만큼 멈췄던 정책 시계도 움직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실제로 방미통위가 손대야 할 과제를 정리하느라 분주하다는 전언이 들린다.

다만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함께 감지된다. 논의 초기인 만큼 보안을 요구하며, 전문가 의견을 구했다는 것 자체를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정책 당국이 논의 과정을 지나치게 닫아두면 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업계는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조용히 준비하는 것과 방향을 감추는 것은 다르다. 정책 자신감은 완성된 답안을 내놓을 때가 아니라,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밝힐 때 생긴다.

지난 8일 과천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제7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과천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제7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업계에서도 정책 당국이 처음부터 완벽한 답안을 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태도와 끝없는 검토, 부처 간 조율만 반복되면 시장에서는 이를 또 다른 정책 공백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미디어 산업 현장에서는 “논의 중”이라는 말이 수년째 반복되는 사이 글로벌 플랫폼과 시장 환경은 빠르게 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국내 미디어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방향성이 필요한 시기다. 유료방송 시장은 성장 정체에 직면했고 콘텐츠 제작 환경 역시 녹록지 않다.

반면 글로벌 플랫폼은 라이브 콘텐츠와 광고, 스포츠 중계까지 빠르게 영역을 넓히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시장은 이미 다음 단계로 움직이고 있는데 정책 논의만 제자리라는 인식이 커지면 업계 불안감도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다.

위기에 직면한 유료방송업계가 원하는 것은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정책당국의 자신감 있는 메시지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