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사가 18일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2차 사후조정에 돌입했다. 중노위는 이날 노사가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에 19일 공식 종료 시한없이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돌입 시점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아 18일과 19일 이틀간 사후조정이 파업 여부를 가를 사실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재계가 “파업 절대 불가” 한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정부는 19일까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긴급조정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 중노위에서 사후조정 회의를 시작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조정에 참관했다. 정계·재계·사법부가 일제히 압박에 나선 가운데 회의장에선 핵심 쟁점에 대해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핵심 쟁점은 성과급 '제도화' 여부다. 노조는 상한 없는 영업이익 15% 성과급 제도화를 주장하고, 사측은 영업이익 10%와 유연한 보상 체계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평행선을 달려왔다. 사측은 노조 요구를 받아들여 대표교섭위원을 기존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DS 피플팀장 부사장으로 교체했다.
정부는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협상 개시 40여 분을 앞두고 SNS를 통해 이례적으로 메시지를 직접 냈다.
이 대통령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질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유불급 물극필반(사물이나 상황이 극단까지 치달으면 반드시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온다)”라며 노조에 사실상 경고를 보냈다. 대통령이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해 공개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17일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정부는 국민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긴급조정권 발동을 강력 시사했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사례는 1969년 이후 단 네 차례로, 노무현 정부 이후 21년 만의 발동이 될 수 있다.
경제6단체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국가 핵심 산업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파업 계획 철회와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주요 경제단체가 특정 기업 총파업에 공동 성명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같은 날 법원도 파업에 제동을 걸었다. 수원지법 민사합의31부는 삼성전자가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42조 2항상 안전보호시설 유지·운영 의무와 관련해 “쟁의행위 전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 인력, 가동시간, 가동규모, 주의의무로 유지·운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방재시설과 배기·배수시설 등 삼성전자 측이 주장한 시설들을 안전보호시설로 인정하고, 노조 측이 파업 중에도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이를 유지·운영하도록 했다. 웨이퍼 변질 방지 작업 등 이른바 '보안작업' 역시 파업 기간 중 정상 수행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노조는 이번 협상이 끝내 결렬되면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참여 인원은 최대 5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 창사 이래 두 번째이자 최대 규모가 된다. 업계에서는 최대 100조원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18일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21일 예정된 쟁의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사측은 노조가 노조원을 지휘할 수 있도록 해당 부서별로 필수 인력을 구체적으로 취합해 통지해 달라”며 “현재 진행 중인 노사 협상에도 타결을 목표로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