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TV시장에서 미들하이-프리미엄 구간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한국 TV 산업 전략 공백 리스크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TCL은 지난해 12월 월간 TV 출하량에서 삼성전자를 처음 추월한 이후 격차를 계속 좁혀가고 있다. 올해 3월 두 회사 글로벌 출하량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동기 2.2%p에서 0.8%p 로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TCL은 미니LED, 초대형 화면, 그리고 신흥 시장 유통망 확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4% 성장에 그쳤다.
하이센스와 TCL 85인치 이상 초대형·프리미엄 라인업 출하량은 최근 수년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세계 프리미엄 TV 출하량 중 하이센스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20%로, 전년 동기보다 6%p 증가했고, 매출 점유율은 13%에서 17%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TCL 출하량 점유율은 13%에서 19%로, 매출 점유율 역시 13%에서 16%로 성장했다.
두 업체는 미니 LED 백라이트 기술을 앞세워 OLED 대비 높은 최대 휘도와 대형 화면 구현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북미·유럽 유통망을 빠르게 확대한 결과, 500~1500달러대 프리미엄 구간에서 점유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삼성전자·LG전자가 집중하지 않는 시장이 사실상 중국 업체 주무대가 된 것이다.
과거 중국 TV 약점으로 지적된 화질과 소프트웨어 완성도 또한 달라지고 있다. 하이센스는 독자 화질 엔진 'Hi-View AI Pro'를 앞세워 프리미엄 라인업 색 정확도와 모션 처리 능력을 끌어올렸고, TCL은 자체 패널 자회사 차이나스타(CSOT)를 통한 수직 계열화로 미니 LED 구동 기술을 고도화했다 .
앞으로 격차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한국보다 낮았던 중국 OLED 생산능력이 신규 투자와 증설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확대해 2029년 한국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는 연내 공식 출범하는 TCL과 소니 합작법인이다. TCL은 세계 최대 수준 LCD·미니LED 패널 생산 능력과 압도적인 제조 원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소니는 'XR 프로세서'로 대표되는 독보적인 화질 튜닝 기술과 글로벌 프리미엄 소비자 시장에서 검증된 브랜드 파워를 갖췄다.
두 강점이 결합될 경우 미들하이-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가 상대하기 까다로운 경쟁자가 탄생한다. 원가는 낮추면서 완성도와 브랜드 신뢰도는 높인 제품이 대거 유통망에 깔릴 수 있다.
삼성전자·LG전자의 '초격차' 전략은 OLED와 마이크로LED 등 초프리미엄 영역에서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 그러나, 미들하이 구간에 전략적 공백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TV업계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최상단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은 이해할 수 있지만, 볼륨과 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쌓을 수 있는 미들하이 구간을 중국 업체에 완전히 내주면 장기적으로 브랜드 생태계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TCL·소니 연합체가 본격 가동될 내년 이후, 한국 TV의 미들하이-프리미엄 대응 전략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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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