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가상자산 시장이 다음 달부터 '인가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된다.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 통합 규제 미카(MiCA)에 따른 인가 유예기간이 7월 1일 종료되면서, 앞으로는 MiCA 인가를 받은 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CASP)만 EU 고객 대상 서비스를 계속할 수 있다.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에 따르면 EU 27개국에 공통 적용되는 MiCA의 전환기는 오는 7월 1일 공식 종료된다. MiCA 전환기는 기존에 회원국별 등록제나 자금세탁방지(AML) 기준을 바탕으로 유럽에서 영업해 온 가상자산 사업자가 EU 단일 인가 체계로 편입될 수 있도록 둔 유예기간이다.
MiCA 적용 대상은 거래소, 커스터디, 중개, 주문집행, 자문, 포트폴리오 관리 등이다. 인가를 받지 못한 사업자는 서비스 중단과 고객 자산 반환, 인가 사업자 또는 개인지갑으로 자산 이전 등 정리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이는 기존 국가별 등록 체계가 EU 단일 인가 체계로 통합되는 변화에 가깝다. 기존에는 프랑스, 독일, 리투아니아, 아일랜드 등 회원국별 등록·감독 기준에 따라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전환기 종료 이후에는 MiCA에 따른 CASP 인가 여부가 유럽 영업의 핵심 기준이 된다. 한 회원국에서 인가를 받은 사업자는 패스포팅 제도를 통해 EU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지만, 인가를 받지 못한 사업자는 기존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EU 고객 대상 영업에 제약을 받는다.
유럽 시장은 이미 '인가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 글로벌 거래소는 룩셈부르크와 아일랜드 등에서 MiCA 인가를 확보하며 유럽 사업 기반을 정비했다. 기관 대상 가상자산 유동성 공급업체 B2C2도 룩셈부르크 금융감독청에서 MiCA 기반 CASP 인가를 받았다.
유럽 사업을 준비하거나 기관 대상 서비스를 확장하려는 국내 가상자산 기업 입장에서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이미 유럽 법인이나 현지 등록을 통해 진출 기반을 마련한 기업이라도 MiCA 인가 체계에 맞춰 사업 구조와 내부통제 요건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단순 현지 등록만으로는 유럽 사업을 이어가기 어려워진다. 자본 요건, 고객자산 보호, 이해상충 방지, 보고·공시 체계 등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최윤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은 EU 암호자산 시장이 기존 국가별 유예 체계에서 단일 인가·감독 체계로 전환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점”이라며 “2026년 7월 이후 EU 시장에서 인가 CASP 중심의 사업자 재편과 미인가 사업자에 대한 감독 집행도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