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하면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지만 실패 위험이 커 민간이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 고위험·고난도 '알키미스트(연금술사)' 연구개발(R&D) 성과들이 산업화 단계로 진입할 기회를 얻었다. 정부가 혁신 기술들이 실제 시장에서 결실을 볼 수 있도록 투자 유치와 기술 이전 등 후속 지원을 대폭 강화하기로 하면서다.
산업통상부는 19일 서울 대한상의에서 서울대, 포항공대 등 혁신도전형 R&D를 수행 중인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 관계자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알키미스트 혁신기술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그간 축적된 알키미스트 R&D의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이를 비즈니스로 연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사업화 연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과거 연금술사들이 금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으나 그 과정에서 황산, 인 등을 발견해 현대 화학의 기초를 마련한 것에 착안했다. 정부는 연구 목표와 내용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도입하고, 눈앞의 성공 여부보다 연구 과정 자체를 장려하는 '과정 중심 평가'를 강화해 혁신적 연구를 뒷받침해 왔다.
이날 라운드테이블에서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을 주도할 만한 핵심 신규 테마들이 대거 소개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인체의 활력을 높여 건강을 회복하고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조혈모세포 기능 회복 기술'(성균관대), 인간의 시각 인지 한계를 뛰어넘는 '초실감 메타버스 시각화 기술'(고려대), 생명 현상과 생체 구조 원리를 모방해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전환하는 '생체모방 탄소 자원화 기술'(에너지공대) 등이다.
생분해 시점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신소재와 플라스틱 분해 후 물질을 다시 순환시키는 '비욘드 플라스틱 개발'(생명공학연구원)을 비롯해, 감각과 경험을 디지털 공간에서 완벽히 공유하는 '멀티버스 아바타 플랫폼', 도심 인프라를 활용한 '도시형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 등 지속가능한 미래 산업을 견인할 혁신 도전 과제들의 진행 상황과 중간 성과도 함께 공유됐다.
정부는 이러한 우수 R&D 성과물이 연구실에만 갇혀 있지 않도록 대기업 및 중견기업과의 기술 매칭을 주선하고, 창업 투자 회사(VC) 및 금융권과의 연계를 통해 사업화 자금 유치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이 혁신적 비즈니스 창출이라는 실질적인 경제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가용한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 산업화 단계를 전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