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T리더스포럼] 임우형 LG AI 연구원장 “AI 빅테크 한국 제조 데이터 탐내…고유 경쟁력 키워야”

한국IT리더스포럼 5월 조찬간담회가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임우형 LG AI 연구원장이 'AI로 진화하는 산업 생태계'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한국IT리더스포럼 5월 조찬간담회가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임우형 LG AI 연구원장이 'AI로 진화하는 산업 생태계'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인공지능(AI) 빅테크들은 한국과 제조업을 같이 하려는 욕구가 굉장히 큽니다. 한국이 지금까지 쌓아온 연구개발(R&D) 자산이라든지 제조·서비스 노하우, 현장의 방대한 데이터 그리고 전문가 노하우를 배워가고 싶은 게 글로벌 빅테크 니즈이고, 한국의 경쟁력입니다”

임우형 LG AI연구원장은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IT리더스포럼 5월 정기조찬회'에서 “제조업 현장 데이터 중요성이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말했다.

임 원장은 “MS·구글·오픈AI·앤트로픽 등 빅테크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수십 년간 축적한 제조·서비스 현장 노하우와 방대한 데이터”라며 “이제 우리는 어디까지 공유하고 어디까지 지켜야 하는지 명확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 미래 경쟁력을 지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자, LG가 독자 AI 모델 개발을 지속하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파운데이션 모델 엑사원(EXAONE)은 LG그룹 주요 계열사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LG화학 대산 석유화학 공장에서는 엑사원 기반 AI가 2주 단위 생산 스케줄을 자동 수립한다. 동일한 원료로 제품 믹스와 판매량을 최적화해 수십억~수백억원의 추가 마진을 창출하고 있다고 임 원장은 소개했다.

의료 분야에서는 암 조직 병리 슬라이드 이미지를 분석해 환자별 최적 약물을 추천하는 AI를 개발 중이다. 전문 병리의가 담당하던 고난도 판독 업무를 AI가 보조함으로써 임상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과는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리튬 가격 예측 AI를 운용 중이다. 광산 현황, 기업 공시, 자동차 수요, 정책 정보까지 종합 분석해 원재료 매입 시점과 물량을 최적화한다.

금융 분야에서는 런던증권거래소(LSEG)와 공동으로 뉴욕 상장 5000여 개 기업의 주가 전망 리포트를 일별로 자동 생성하는 상품을 개발했다. AI가 분석 근거 코멘터리까지 작성하며, 이를 기반으로 운용하는 ETF는 연초 대비 S&P500 추종 펀드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국내에서는 키움증권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외부 빅테크와 협력하면서도 그룹 핵심 역량 보호를 위해 엑사원을 독자 운용하고 있다.

사무직 8만여 명이 사용하는 사내 AI 서비스 '챗 엑사원'을 구축했고, 추론 모드·딥리서치·코딩·캔스 기능을 순차 탑재했다. 엑사원은 공개 모델 글로벌 평가에서 7위를 기록했으며, 과기정통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과제 1차 평가에서는 1위를 달성했다.

임 원장은 피지컬 AI와 '다크팩토리(불 꺼진 공장)' 시대가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피겨AI 인간형 로봇은 물류 현장에서 80시간 이상 연속 가동하며 패키지 10만 개 이상을 처리한다.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은 이미 무인 자율 공장 운영에 돌입했다.

그는 “AI는 이제 국가 생존 기술”이라며 미국·중국과 격차를 인정하면서도 추격 가능성을 강조했다. 오픈AI가 구글을 단기간에 위협했고, 중국 로봇 기업들이 보스턴다이나믹스를 빠르게 추격한 것처럼 선발주자가 항상 유리한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임 원장은 “앞으로 소멸하는 영역, 지속되는 영역, 새롭게 등장하는 영역을 냉정하게 구분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소프트웨어 개발을 넘어 법률·금융·의료 등 고연봉 전문직 영역까지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AI가 더 잘하고 똑똑해질수록 경제적으로 높은 비용을 지불했던 업무를 훨씬 싸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며 “이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우형 LG AI 연구원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임우형 LG AI 연구원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