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핵잠' 실무그룹 가동… 韓 군 당국도 '소요제기' 착수

버지니아급 핵잠수함(SSN-774) / U.S. Navy photo by General Dynamics Electric Boat
버지니아급 핵잠수함(SSN-774) / U.S. Navy photo by General Dynamics Electric Boat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지원 및 우라늄 농축 권한 확대가 실행 단계에 진입한다. 미국 정부 대표단이 실무 논의를 위해 방한하며, 우리 군 당국도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핵잠) 도입을 위한 첫 공식 행정 절차에 돌입했다.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후커 차관이 수주 내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각 부처의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해 안보 합의 이행을 위한 실무그룹 킥오프 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실무그룹은 양국 정상이 합의한 핵심 사안인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협력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우리 군 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20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강대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군은 최근 합동참모본부에 '핵잠 소요제기서'를 공식 제출했다.

소요제기는 군이 새로운 무기체계를 도입할 때 상급 기관에 필요 사항을 요청하는 것으로, 전력 획득 과정의 '첫 공식 절차'다. 한미 간 실무그룹 출범 시점에 맞춰 군 당국이 내부 소요제기를 마침으로써, 향후 미국과의 기술 협의와 사업 추진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전망이다.

이번 실무그룹 가동 이면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기브 앤 테이크'식 청구서가 동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국무부는 실무그룹 출범을 알리면서도 미국 기업에 대한 공정한 대우와 한국 시장 접근 장벽의 신속한 해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지난 3월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대미투자특별법' 정국과 판박이다. 당시 미국은 관세 압박 카드를 동원해 정상 간 합의했던 3500억달러 규모 전략적 대미 투자 법제화를 신속히 이행하도록 관철했다.

미국이 한국에 핵잠 지원이라는 파격적인 안보 카드를 실현하는 단계로 넘어가면서, 그에 상응하는 시장 개방과 무역 장벽 해소를 묶어 압박하는 '패키지 딜' 공세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