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만에 빗장 풀린 자유무역지역…기업, 공장 부지 소유 길 열렸다

을사년이 저물고 있다. 올 한해 우리 경제는 미국발 관세 충격과 보호무역 확산 등 어려운 통상환경을 뚫고 연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 7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1948년 첫 수출 이후 77년 만에 달성한 역사적 쾌거다. 대한민국 수출 전진기지 부산항이 반짝이고 있다.  부산=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을사년이 저물고 있다. 올 한해 우리 경제는 미국발 관세 충격과 보호무역 확산 등 어려운 통상환경을 뚫고 연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 7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1948년 첫 수출 이후 77년 만에 달성한 역사적 쾌거다. 대한민국 수출 전진기지 부산항이 반짝이고 있다. 부산=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자유무역지역 내 국·공유지의 기업 분양(매각)이 허용된다. 반세기 동안 '임대' 방식으로만 묶여 있던 규제가 풀린 셈이다. 토지 소유권이 없어 담보 부족 등으로 신규 투자에 어려움을 겪던 입주 기업의 오랜 숙원도 해소될 전망이다.

제조업 중심이던 입주 자격도 정보처리 등 지식서비스 산업으로 확대, 자유무역지역가 첨단 디지털 수출 거점으로 변신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산업통상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유무역지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2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자유무역지역의 노후화된 생산 시설과 제조업 위주의 산업 구조를 개선해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1970년에 처음 도입된 자유무역지역은 그간 법령상 분양 근거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절차가 없어 사실상 임대 방식으로만 운영돼 왔다.

정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국·공유지와 공장의 매각 가격 기준을 '국유재산법'을 준용해 2개 감정평가 가격의 평균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또 기존 입주기업체뿐 아니라 입주 자격을 갖춘 제3자에게도 매각 대상을 확대해 투자 문을 넓혔다.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기 위한 사후 관리 장치도 마련됐다. 토지 취득 시 최대 10년 이내의 처분 제한 기간을 신설했으며, 입주 계약을 맺지 않거나 무단으로 처분하는 등 의무를 위반할 경우 이행강제금 및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해 실효성을 높였다.

글로벌 산업 환경 변화에 발맞춰 지식서비스 분야의 입주 문턱도 대폭 낮췄다. 정보처리업과 연구개발업(R&D)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서비스 기업도 수출 비중 요건만 충족하면 입주가 가능해진다. 특히 대규모 공장이 필요 없는 업종 특성을 반영해 기준건축면적률 예외를 허용, 초기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입주 기업 세제 혜택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완제품 단위로만 과세했으나, 수입 원재료 상태일 때의 세율과 가격을 기준으로 관세를 계산하는 '원료과세' 방식을 신설해 기업이 더 유리한 조건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번 개정 법률은 시행령 등 하위 법령 개정 작업을 거쳐 오는 2027년 5월 중에 공식 시행될 예정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