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관광객도 다수 찾는 일본 도쿄의 유명 번화가에서 정체불명의 물질이 살포돼 20명 이상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25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도쿄 주오구 긴자의 대형 쇼핑몰 긴자6(GINZA SIX) 쇼핑몰 인근에서 26명이 극심한 인후통과 신체 이상을 호소했다. 한 명을 제외한 전원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다행히 증상은 경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직후 도쿄 소방청은 수십 대의 소방차와 구급차를 투입했으며, 방호복을 입은 대원들이 출동해 현장을 통제하고 시민들을 대피시켰다. 이 과정에서 주변 도로가 일시적으로 전면 폐쇄되기도 했다.
현장 목격자인 쓰다 유조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소란스러운 곳으로 걸어가던 중 갑자기 목이 따갑고 기침이 나기 시작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일본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경찰은 현장 벽면 등에서 최루 스프레이 흔적을 발견했으며, 이를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현지 매체 FNN에 따르면 이번 소동에 사용된 최루 스프레이는 캡사이신과 비슷한 성분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은 “일반적으로 시판되고 있는 호신용 최루 스프레이로 보인다”며 “사린과 같은 대규모 테러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주의 깊게 대응했다”고 전했다.
지난 1995년 3월, 일본 도쿄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하철 화학 테러 사건과 같은 대규모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對)테러 구급차를 투입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당시 옴진리교는 인체에 치명적인 화학물질 '사린'을 대량 살포해 수많은 사상자가 나왔다.
폐쇄회로(CC)TV에는 마스크를 쓰고 검은색 상의와 흰색 바지 복장의 한 남성이 벽면에 스프레이를 뿌리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영상 속 남성을 현재 추적 중이다.
긴자6는 긴자 최대 규모의 쇼핑몰로 한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장소다. 이번 부상자 중에 한국인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