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의 호텔 객실 청소 직원들이 초임 경찰·소방관은 물론 석사 학위를 보유한 교사보다 더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게 됐다.
23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뉴욕 호텔·게임노동자노조(HOTEL and Gaming Trades Council)는 약 2만2000명의 호텔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단체협약안을 승인했다.
협약 내용에 따르면 객실 관리 직원(룸 어텐던트)의 연봉은 오는 7월 1일부터 7만7113달러(약 1억원)로 오르며, 근속 6년 차에는 기본 연봉이 11만달러(약 1억5000만원)에 이르게 된다.
노조와 호텔업계는 지난 주말 막판 협상을 통해 합의에 도달하면서 우려됐던 파업은 일단 피하게 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실제 파업이 벌어질 경우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를 앞둔 뉴욕 관광 산업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번 합의로 호텔 이용객들의 비용 부담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체 식사와 수하물 운반 서비스에 적용되는 팁 비율이 기존 15%에서 올해부터 20%로 높아진다.
협상 과정에 참여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은 시급 40달러 수준에서 시작됐다”며 “객실 청소 인력이 교사나 경찰보다 높은 소득을 얻게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룸 어텐던트 평균 임금은 연간 약 7만2000달러 수준이며, 일부 직원은 이미 1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번 계약이 적용되면 오는 7월부터 급여가 추가 인상된다.
반면 뉴욕경찰(NYPD) 신입 경찰관의 연봉은 6만884달러, 신규 소방관은 5만4122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소방관의 경우 경력 5년 차에도 연봉이 7만4998달러 정도에 머문다. 석사 학위를 가진 교사의 시작 연봉은 7만7455달러다.

복지 비용까지 포함하면 호텔 사업주가 직원 한 명에게 부담해야 하는 총비용은 연간 10만7958달러 수준이며, 근속 8년 차에는 약 15만4000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 노동자들은 이미 최대 5주의 유급휴가와 병가, 공휴일 혜택 등을 제공받고 있으며, 새 협약에는 미국 노예해방 기념일인 '준틴스(Juneteenth)'를 유급 공휴일에 포함하는 내용도 담겼다.
한편 사회주의 성향으로 알려진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이번 합의에 대해 “호텔 산업과 지역 경제, 뉴욕시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계약”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