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기가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며 전기차와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부가 부품 중심으로 사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폰 등 기존 정보기술(IT) 부품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전장·서버·고성능 패키지 기판 시장을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R&D 투자액은 2022년 5771억원에서 2023년 5878억원, 2024년 6663억원, 2025년 7870억원으로 늘었다. 2022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약 36% 증가한 규모다. 매출 대비 R&D 비중도 2022년 6.1%에서 2025년 7.0%로 상승했다. 2026년 1분기에는 R&D 집행액 2318억원, 매출 대비 비중 7.2%를 기록했다.

확대된 투자는 전기차와 AI 서버용 고부가 부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충전 시스템 등에 쓰이는 1000V~1250V급 초고압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개발하고, 고출력 급속 충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35V급 중전압 MLCC 라인업도 확보했다. 전기차 전력 시스템이 고전압·고효율 구조로 진화하면서 고신뢰성 MLCC 수요가 늘어나는 데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다.
자율주행 시장을 겨냥한 차량용 카메라 모듈 기술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8MP 고화소 자율주행 카메라 모듈 풀 라인업을 구축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차량용 카메라는 자율주행 고도화에 따라 인식 성능과 내구성, 신뢰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핵심 부품이다.
AI 서버 시장에서는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기판이 성장 축으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고사양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에 적용되는 차세대 FCBGA 기판 개발을 통해 기판 사업을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투자 규모는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김판배 삼성전기 패키지솔루션사업부 부사장은 2026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빅테크 거래 수요가 급증하고, 기판 고사양화에 따른 생산능력 잠식이 커지면서 현재 생산능력으로는 고객 요청 물량을 충분히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27년 이후 차세대 제품 공급 확대를 위한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 관련 고부가 패키지 기판 수요에 적극 대응해 FCBGA 사업 규모를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