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韓 배달 플랫폼 시장…혁신·재투자 사라지나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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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가 배달의민족의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에 대한 지분율을 약 37%까지 확대했다. 배민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우버의 영향력 강화로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이 재편될 분위기다. 정부와 국회에서 배달 플랫폼의 중개 수수료 인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국내 배달 플랫폼 혁신과 재투자 여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DH는 27일(현지시간) 우버 테크놀로지스의 DH 의결권 지분과 금융상품상 권리를 합한 의결권 비율이 기존 25.1%에서 36.83%로 확대됐다고 공시했다. 우버는 DH 보유 주식 기준 의결권 비율을 19.5%에서 24.99%로, 금융 상품을 통한 의결권 비율을 5.6%에서 11.84%로 늘렸다.

우버는 지난 4월 DH 지분 7% 취득 이후 꾸준히 관련 권리를 확대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우버가 DH 지분을 확대하면서 DH 주요 주주였던 아스펙스의 지분율은 14.55%에서 7.56%로 줄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우버가 DH에 대한 공식 공개매수 제안을 추진할지 여부를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달 업계에서는 우버가 이미 DH를 통해 배민에 간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고 보고 있다. DH 공동 창업자인 니클라스 외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3월 사임한다. 우버는 이미 DH의 최대 주주다.

우버의 DH 내 영향력이 커지면서 DH의 배민 매각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DH는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국내외 대기업과 사모펀드에 인수를 제안했다. 우버·네이버, 중국 알리바바, 미국 도어대시, 중국 메이투안 등이 티저레터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업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배민 매각 작업이 본격화할 수 있다.

배민 매각이 성사되면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배민은 2010년 이후 국내 시장에서 줄곧 1위를 지켜온 대표 배달 플랫폼이다. 미국, 중국 등 외국계 자본이 배민을 소유하면 국내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더욱 클 전망이다.

배민은 이미 DH 산하에서 영업익의 절반 이상을 DH에 배당하면서 '국부 유출' 논란이 제기됐다. DH는 2023년 4127억원, 2024년 5372억원, 지난해 4900억원을 배당금이나 자사주 매입 방식으로 거둬들였다. 외국계 자본이 배민을 소유할 경우 이 같은 행태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배달 플랫폼은 가게·소비자·라이더를 단순히 연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최적의 동선과 광고를 제시해야 해 밑단에서는 상당한 기술 투자가 필요하다. 수십만 라이더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만큼 이익이 투자로 이어져야 하지만, 해외 자본의 인수시 국내 재투자보다 국외 유출이 고착화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배달 플랫폼 규제 압박도 여전히 거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민과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조사, 쿠팡의 끼워팔기 의혹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지방선거 이후 발표할 계획이다. 많게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는데 이 경우 국내 배달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한 재투자 동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천억원이면 배민이나 쿠팡이츠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금액”이라면서 “국내에서 투자 동력이 급격하게 약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표>우버 테크놀로지스의 딜리버리히어로(DH) 지분 비율 - 자료: 딜리버리히어로(DH) IR 페이지
<표>우버 테크놀로지스의 딜리버리히어로(DH) 지분 비율 - 자료: 딜리버리히어로(DH) IR 페이지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