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인근 日 무인도 사들이는 중국인…日, 1만3400여곳 소유권 따진다

다카이치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다카이치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방치된 섬, 중국계 자본 잇단 매입…안보 관리 강화 차원 전수조사 나서

일본 정부가 전국 무인도 1만3400여곳의 소유 관계를 전면 조사하기로 했다. 미군 기지와 자위대 거점 인근 섬 토지가 중국인이나 중국계 기업 명의로 넘어간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안보 차원의 관리 강화에 나선 것이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1일 일본 정부가 사람이 살지 않거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무인도의 등기 정보를 확인해 실제 소유자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활용 가치가 낮아 방치됐던 섬들이 외국 자본의 매입 대상이 되면서 정부가 관리 사각지대 점검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의 계기는 오키나와현 야나하섬이다. 지난 2023년 한 중국인 여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키나와의 무인도를 구입했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한 뒤, 해당 섬의 절반가량 토지가 도쿄 소재 중국계 기업 명의로 등기된 사실이 알려지며 관심이 집중됐다. 야나하섬은 오키나와 내 미군 시설과도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있다.

세토내해의 가사사섬 역시 중국계 자본이 토지를 취득하고 개발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려가 커졌다. 가사사섬은 무인도는 아니지만 주민 수가 매우 적으며, 미군 이와쿠니 기지와 해상자위대 구레 기지에서 각각 약 20㎞, 50㎞ 떨어져 있다.

일본 정부는 섬의 가격보다 전략적 위치를 더 우려하고 있다.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섬은 외부 활동을 파악하기 어려워 드론을 이용한 군사시설 촬영이나 밀수·불법 입국을 위한 중간 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조사 대상이 대폭 늘어난 배경에는 일본의 섬 통계 재정비도 있다. 일본 국토지리원은 2023년 디지털 지도를 활용해 섬 수를 다시 집계한 결과 일본에 총 1만4125개의 섬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혼슈·홋카이도·규슈·시코쿠·오키나와 본섬을 제외하면 1만4120개가 외딴 섬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해온 섬은 일부에 불과했다. 사람이 거주하거나 영해·배타적경제수역(EEZ) 기준점 역할을 하는 국경 도서 등 약 690개만 주요 관리 대상이었고, 나머지 1만3400여 개 섬은 소유 관계와 이용 실태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였다.

일본 정부는 우선 안보상 중요 지역을 중심으로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국경 도서가 많은 오가사와라 제도와 미군·자위대 시설이 밀집한 오키나와, 외국 자본의 토지 매입 논란이 제기된 세토내해 등이 우선 조사 대상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