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8000선을 넘어선 뒤 시장의 시선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로 향하고 있다.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온 국내 증시가 반도체 랠리 이후 추가 상승 동력을 찾는 가운데, 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등재 여부가 새로운 수급 변수로 떠올랐다.
MSCI는 오는 18일 '2026년 글로벌 시장접근성 리뷰'를, 23일 '2026년 연례 시장분류 리뷰'를 발표한다. 한국시간으로는 각각 19일과 24일 오전 5시 30분 이후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리뷰의 핵심은 한국 증시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에 다시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다. MSCI는 매년 6월 시장 접근성과 시장 분류를 평가해 국가별 시장 지위를 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런티어시장 등으로 구분한다.
한국은 지난 2008년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을 검토하는 관찰대상국에 올랐으나, 2014년 제외됐다. 원화를 달러 등 주요 통화로 자유롭게 바꾸기 어려운 점과 복잡한 투자자 식별 체계, 거래소 데이터 활용 제한 등 시장 접근성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이후 한국은 현재까지 MSCI 신흥시장으로 분류돼 있다.
관찰대상국 등재가 곧바로 선진국지수 편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국 증시가 선진국지수 편입 절차에 공식 진입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관찰대상국 지정만으로도 외국인 장기자금 유입 기대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기대가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노력과 현황' 보고서에서 한국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50억~360억달러 순유입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이는 실제 선진국지수 편입 이후 예상되는 효과로, 관찰대상국 등재 직후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부도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월 발표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의 핵심은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로드맵에는 외환시장 24시간 거래, 글로벌 표준에 맞춘 결제·거래 인프라 개선, 영문공시 확대, 공매도 제도 정상화, 장외거래와 현물이체 제약 완화 등이 담겼다.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외환시장 개방이다. 정부는 오는 7월 6일부터 달러-원 현물환 24시간 거래를 시작한다. 이에 앞서 오는 29일부터 시범 거래도 진행한다. 그동안 MSCI는 역외 원화시장 부재와 제한적인 원화 거래 환경을 한국 시장의 핵심 약점으로 지적해왔다. 외환시장 거래 시간이 확대되면 글로벌 기관투자가의 환전, 환헤지, 자금 운용 편의성이 개선될 수 있다.
다만 올해 6월 관찰대상국 등재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MSCI는 제도 개선안 자체보다 외국인 투자자가 실제 거래 과정에서 불편을 얼마나 덜 느끼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외환시장 24시간 거래도 7월부터 시행되는 만큼 이번 리뷰에서 개선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할지, 실제 시행 이후 시장 반응을 더 확인하려 할지가 관건이다.
최지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 연구원은 “MSCI 선진국 편입 시 투자 저변 확대, 장기·안정적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을 통한 주가 변동성 및 자금 안정성 개선이 기대된다”면서도 “올해 6월 시장재분류 리뷰까지 제도가 완전히 정착하기에는 시간적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