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2035년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재산(IP) 강국 도약을 목표로 상표·저작권·특허 제도 개편과 인공지능(AI)·데이터·블록체인 등 신기술 분야 지식재산 규칙 정비를 본격 추진한다.
중국 국가지식산권국(CNIPA)은 최근 '2026년 지식재산권 강국 건설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지식재산권 제도 개선, 보호 강화, 시장 운영 메커니즘 개선, 서비스 효율 향상, 글로벌 거버넌스 참여 확대 등을 위한 106개 중점 과제를 제시했다.
이번 계획은 중국 정부가 2021년 발표한 '지식재산권 강국 건설 강요(2021~2035년)' 후속 조치다. 중국은 당시 2035년까지 지식재산 종합 경쟁력 세계 1위 달성을 목표로 하는 국가 차원 중장기 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이번 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지식재산 제도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다. 중국은 상표법 개정을 가속하는 한편 집적회로 배치설계 보호조례, 저작권법 실시조례, 지식재산권 해관(세관) 보호조례 등 주요 지식재산 법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지리적표시에 대한 특별 입법 논의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AI와 데이터 분야에 대한 제도 정비가 본격화된다. 중국은 데이터 지식재산권 시범사업을 심화하고 빅데이터, AI, 블록체인 등 신기술 및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지식재산 보호 규정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기로 했다. 오픈소스 관련 지식재산 규정 정비도 추진한다.
통신·반도체 산업과 밀접한 표준필수특허(SEP) 정책도 강화된다. 중국은 표준필수특허 출원 지침과 라이선스 지침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표준필수특허(Standard Essential Patent)는 통신규격이나 산업표준을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특허를 의미한다. 5G·6G, 사물인터넷(IoT),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서 핵심 권리로 평가되며 글로벌 기업 간 특허 분쟁의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중국은 영업비밀 보호 강화, 의료·보건기관의 기술사업화 촉진, 과학기술 혁신을 지원하는 세제 지원 정책 확대 등을 추진해 지식재산의 창출뿐만 아니라 활용과 사업화까지 연계하는 정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획이 단순한 지식재산 보호 정책을 넘어 중국이 글로벌 지식재산 규칙 형성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AI와 데이터, 표준필수특허 분야에 대한 제도 정비가 본격화되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도 관련 법·제도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수 특허법인 고려 변리사는 “중국의 지식재산 정책은 더 이상 출원량 확대와 국제적 수준의 제도 정비에 머무르지 않고 지식재산 규칙과 표준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특히 AI와 표준특허 분야의 정책 변화는 향후 글로벌 기술 경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