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무엇을 더 감추고 있나”…건강 투명성 의문 확산

독특한 헤어스타일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탈모약 복용 기록이 최근 공개된 의료기록에서 사라지면서 건강 정보 공개의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복용 사실이 확인됐던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 관련 내용이 재집권 이후 공개된 의료기록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를 시작한 2017년 무렵부터 프로페시아를 복용한 사실이 의료기록과 주치의 발언 등을 통해 알려졌다. 당시 공개된 건강검진 자료에도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의료기록에서는 탈모약 복용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실제 복용을 중단한 것인지, 계속 복용 중이지만 기록에서 제외된 것인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탈모약 복용 여부와 현재 복용 상태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백악관은 최근 공개된 의료기록에 대해 “대통령의 직무 수행 능력과 관련된 정보가 포함돼 있다”며 “건강 상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이나 시술은 누락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건강 정보 공개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 정신의학과의 로버트 클리츠먼 교수는 “공개되지 않은 다른 정보가 있을 수 있다는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페시아의 주성분인 피나스테리드가 일부 사용자에게 우울증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도 관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대 의대의 아서 카플란 교수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건강 관련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며 백악관이 공개한 의료기록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대선 출마 당시 자신이 매우 건강하다는 내용의 의료기록을 공개했으나, 이후 당시 주치의가 “트럼프가 불러주는 대로 작성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었다.
또한 2024년 대선 과정에서도 건강검진 결과를 상세히 공개하지 않아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건강 상태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은 사례는 적지 않다.
우드로 윌슨 전 대통령은 뇌졸중으로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어려워졌지만 대중에게는 수개월 뒤 알려졌으며,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도 건강 악화 사실을 충분히 공개하지 않은 채 4선에 도전했다가 임기 중 사망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역시 재임 기간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으며, 2024년 대선 토론 과정에서 노쇠한 모습을 보인 뒤 결국 대선 후보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