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달러짜리 미니 장바구니 하나를 사기 위해 미국 전역 매장 앞에 새벽부터 긴 줄이 늘어서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용 불안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부담 없는 '작은 사치'에 지갑을 열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식료품 체인 트레이더 조(Trader Joe's)의 2.99달러 미니 토트백은 출시와 동시에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텍사스와 네바다 등 일부 매장에는 개점 전부터 500명가량이 몰렸고, 긴 대기 줄이 이어지면서 번호표를 배부하거나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곳도 나왔다.
이 같은 인기는 SNS를 타고 더욱 확산됐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색상을 모으거나 선물용으로 구매했고, 중고 거래 시장에서는 정가를 크게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2024년 첫 출시 당시에는 3달러 제품이 온라인에서 최고 500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미니 제품 열풍은 다른 업종으로도 번지고 있다. 로스는 2달러가 채 안 되는 초소형 플라스틱 양동이로 매출을 끌어올렸고, 페르노리카는 소용량 위스키를 재출시했다. 홈디포의 소형 수납함과 GE가전의 미니 제빙기, 스메그의 미니 우유 거품기, 비셀의 미니 카펫 청소기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소비자들이 실패 부담이 적은 저가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분석한다. 과거 경기 침체기에는 용량만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기존 제품의 미니 버전을 별도 상품으로 출시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트레이더 조는 자사 미니 토트백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판매한다며,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일부 제품은 위조품일 수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