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넘어 세계로…차세대 로봇 내시경 개발 '산·학·연·병 드림팀' 떴다

KERI 연구원 창업 기업 메디인테크 주관
서울대·서울대병원·DIGST와 컨소시엄
2031년까지 228억 연구비 투입 국책사업
글로벌 의료용 내시경 시장서 경쟁 기대

메디인테크의 연성 전자내시경 장비.
메디인테크의 연성 전자내시경 장비.

한국전기연구원(KERI) 창업 기업 메디인테크(대표 이치원)가 국내 대학, 병원, 연구소와 함께 일본이 95% 이상 독점하고 있는 글로벌 의료 내시경 시장의 판도를 바꿀 대형 국책 사업에 착수했다.

메디인테크를 주관 연구기관으로 KERI, 서울대학교병원, 서울대학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으로 구성된 산·학·연·병 컨소시엄은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자율 조향 및 초정밀 치료 술기 자동화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지능형 로봇 내시경 플랫폼 개발' 과제에 선정됐다.

'2026년도 범부처 첨단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번 과제는 오는 2031년 12월까지 진행하며 총 228억여원의 대규모 연구비가 투입된다.

컨소시엄은 메디인테크가 개발해온 전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내시경에 자동차의 자율주행과 같은 개념을 도입한다. AI가 소화기관의 좁고 굴곡진 장관을 따라 최적의 경로를 찾아 내시경을 부드럽게 진입시키는 'AI 자율 조향 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메디인테크는 지능형 전동식 로봇 내시경 플랫폼 개발을 총괄하고 KERI는 분광 영상용 광학 및 고해상도 영상 처리 기술 개발을 맡는다. 서울대와 DGIST는 병변 진단 및 수술 보조용 AI 알고리즘과 로봇 내시경 구동을 위한 핵심 요소기술을 각각 개발한다. 개발한 로봇 내시경 플랫폼은 서울대병원에서 다기관 확증 임상 시험을 통해 실증한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내시경 검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면서도 검진 품질 편차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2034년 411억달러(약 62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의료용 내시경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당당히 기술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진단용 내시경에 그치지 않고 십이지장경, 소형 담도경 등 특수 진단·치료 기기 구현까지 내다본다. 좁은 장기 내에서 다자유도로 움직이는 '초소형 다관절 수술 기구'를 연동해 병변을 정밀하게 잡고(파지), 당기고(견인), 잘라내고(절개), 꿰매는(봉합) 초정밀 고난도 치료 로보틱스 기술까지 자동화에 가깝게 구현할 예정이다.

배영민 KERI 전기의료기기연구단장.
배영민 KERI 전기의료기기연구단장.

공동연구 책임자인 배영민 KERI 전기의료기기연구단장은 “오랫동안 연구원이 축적해온 의료 영상 및 전자내시경 원천 기술력과 산·학·연·병의 융합 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독점 체제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국산 로봇 내시경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일조하겠다”면서 “연구 성과가 실험실에 머물지 않고 스핀오프 기업을 통해 실질적인 사업화로 이어지는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