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뇌혈관 유전자 편집으로 미세출혈 동물 모델 구축 성과

Col4a1 표적 편집으로 뇌 미세출혈 모델 구축
한국인 836명 분석서 TIMP2 변이 위험 1.96배

(왼쪽부터)김병곤 아주대의대 뇌과학교실·신경과 교수, 이재영 성균관대 교수, 김현미 아산생명과학연구원 박사.
(왼쪽부터)김병곤 아주대의대 뇌과학교실·신경과 교수, 이재영 성균관대 교수, 김현미 아산생명과학연구원 박사.

아주대학교가 유전자 교정 기술로 인간의 뇌 미세출혈(CMB)을 재현하는 동물 모델을 개발했다.

아주대는 김병곤 의과대학 뇌과학교실·신경과 교수팀이 성체 마우스의 뇌혈관에서 특정 구조 유전자를 결손시켜 뇌 미세출혈을 유도하는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9일 밝혔다.

뇌 미세출혈은 고령층과 만성 뇌혈관질환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병변이다. 그동안 이를 안정적으로 재현할 동물 모델이 부족해 뇌 미세출혈과 인지 기능 저하 사이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 유전자 편집 기술과 뇌혈관 세포에 유전자를 전달하는 아데노연관바이러스 벡터(AAV-BR1)를 함께 사용했다.

이를 통해 뇌혈관 기저막의 핵심 단백질인 제4형 콜라겐을 만드는 'Col4a1' 유전자를 뇌혈관에서 선택적으로 조절했다. Col4a1은 혈관 구조 유지와 관련된 유전자로, 연구팀은 이를 표적으로 삼아 미세출혈이 발생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고해상도 자기공명영상(MRI) 분석 결과, 실험 시작 3개월 이내에 실제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것과 유사한 미세출혈이 다수 확인됐다. 연구팀은 다른 질환의 영향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뇌 미세출혈을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미세출혈이 누적된 실험쥐에서는 진행성 인지 기능 저하와 운동실조가 나타났다. 뇌 염증 반응과 관련된 성상세포의 광범위한 활성화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미세출혈 축적이 뇌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과정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임상 연관성 검증에는 노현웅·손상준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구축한 '만성뇌혈관질환 인체은행(BICWALZ)'의 한국인 836명 데이터가 활용됐다.

정선용 의학유전학과 교수, 조성권 약리학교실 교수, 진현석 호서대 교수 등이 공동 분석한 결과, 콜라겐 IV 분해 효소를 억제하는 'TIMP2' 유전자에 변이가 있으면 뇌 미세출혈 위험이 최대 1.96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는 김현미 박사(현 아산생명과학연구원)가 제1저자로 참여해 핵심 실험을 주도했다. 이재영 성균관대 교수는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김병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성체 뇌에서 다른 변수의 영향을 줄이고 미세출혈을 재현한 플랫폼”이라며 “향후 인지 저하 예방과 치료제 개발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 'Brain'(IF 11.7)에 게재됐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