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쿠팡, '단일 상품페이지' 의무화…가격·배송 경쟁만 남는다

쿠팡이 같은 상품에 대한 중복된 상품페이지 생성을 전면 금지하는 '단일 상품페이지(SDP)' 정책을 시행한다. 검색 편의성과 정보 신뢰도를 높여 소비자 유입을 한층 확대하려는 조치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독립적인 상품 노출 공간이 사라지면서 가격 인하 경쟁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오는 20일 모든 판매자와 등록 상품을 대상으로 동일 상품의 중복 등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하나의 상품에 하나의 상세페이지만 허용하는 상품 매칭 정책을 가동한다.

브랜드와 모델명, 바코드, 용량, 색상, 패키지 구성 등 핵심 식별 요소가 같은 상품은 하나의 상세페이지에서만 판매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판매자가 다르거나 가격, 배송 조건, 마케팅 문구에 차이가 있어도 별개 상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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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패션 판매자는 그동안 서로 같은 티셔츠라도 별도 상품페이지에서 상품명, 상세페이지 구성, 광고 등을 노출할 수 있었다. SDP 정책 시행 이후에는 상품 등록 전 쿠팡 카탈로그를 먼저 검색해야 한다. 동일한 상품 페이지가 있다면, 반드시 그 기존 상세 페이지의 '옵션'으로 들어가 자신의 상품을 매칭해야 한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상품 등록 제한, 판매 중지 등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다.

이번 정책은 동일 상품의 중복 등록과 허위·부정확한 상품 정보 기재, 검색 노출을 위한 비정상적 상품 등록 등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쿠팡 측은 “기존 등록 상품과 서로 다른 상품이나 본품과 무관한 상품을 등록하거나 상품 결합을 유도하는 행위가 지속 감지됐다”면서 “다음 달 9일부터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더욱 강화된 모니터링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정책이 상품 검색 체계와 카탈로그 품질을 높이려는 조치로 보고 있다. 같은 상품이 여러 페이지에 분산해 있으면 가격과 배송 조건을 비교하기 어렵고, 상품 정보가 제각각 표시돼 혼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 하나에 여러 판매자가 경쟁하는 구조를 통해 검색 경험을 단순화하고 거래 효율을 높이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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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판매자 부담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일 상품이 하나의 페이지에 통합되면서 개별 판매자가 독자적인 상품페이지를 통해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수단이 크게 제한되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 경쟁 심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품 정보가 사실상 통합되는 만큼 판매자 간 차별화 요소가 축소되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하나의 상품페이지에서 판매자별 가격과 배송 조건을 직접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가격과 배송이 구매 결정을 끌어내는 핵심 기준으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

쿠팡 측은 “일관된 쇼핑 경험과 공정한 마켓플레이스 환경 제공을 위해 'SDP'를 운영하는 것”이라면서 “고객 경험 개선에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