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반도체 유리기판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두주자를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시장 진출 1~2년 사이에 한국 턱밑까지 따라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첨단 산업의 가격 경쟁력을 감안하면 한·중 간 양산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BOE·비전옥스·운천반도체·AKM미드빌 등 중국 반도체 유리기판 제조사가 다량의 검사 솔루션을 도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 기판 외관 검사를 위한 광학 및 엑스레이 검사 장비 도입을 추진 중으로, 한국 소재·부품·장비 기업과도 협력을 타진 중이다.
국내 소부장 기업 고위 임원은 “이미 상당 수준 유리기판 기술을 확보하고 빠르게 샘플 검사 범위를 넓히기 위해 파일롯 라인 내 검사 설비를 도입하려고 하는 시도”라며 “한국과 비교했을 때 검사 진행 속도가 3~4배 빠른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유리기판은 기존 유기(플라스틱) 소재 대비 미세 회로 구현이 용이하고 휨 현상이 적어 결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AI) 등 고성능 반도체 칩을 위한 차세대 기판으로 주목받는다. 예상 상용화 시점은 2028년 전후다.
중국은 지난 2024년 반도체 유리기판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일본과 견줘 후발주자지만 기술 확보에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이미 다수 시생산(파일롯) 라인도 구축했다. 일부 공정은 한국보다 앞선 기술을 구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이 유리기판 양산을 개시하면 한국을 포함한 경쟁사들과의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대규모 생산능력과 저렴한 공급 가격 등으로 시장 침투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의 물량 공세에 최종 고객사인 반도체 칩 제조사가 중국 유리기판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한국 기업은 제품 신뢰성과 차별화된 기술로 진입 장벽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