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유럽 가전협회와 뭉쳤다…EU에 “산업 지원·규제 완화” 요구

유럽연합(EU)에 공동 서한을 발송한 유럽가전제조협회(어필리아·APPLiA) 소속 16개사
유럽연합(EU)에 공동 서한을 발송한 유럽가전제조협회(어필리아·APPLiA) 소속 16개사

삼성전자·LG전자가 유럽 현지 가전 기업과 함께 유럽연합(EU)에 가전 산업 지원을 촉구했다. EU 친환경 정책과 에너지 비용 상승 등으로 제조비 부담이 한계에 다다르자, 공동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가전제조협회(어필리아·APPLiA)는 최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 공개 서한을 발송, '유럽 가전 산업 전략 수립'을 요구했다. 공개 서한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밀레·다이슨·일렉트로룩스·베코 등 유럽 주요 가전 기업 16곳이 동참했다.

어필리아는 유럽 가전 산업이 EU의 과도한 친환경 정책과 제조 현장 괴리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치솟는 에너지 비용과 규제 강화 등으로 일부 기업은 유럽 이외 지역으로 생산 시설을 옮기는 이탈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어필리아는 “가전 산업이 EU 경제에 기여하는 규모는 790억유로(약 132조원)로, 130개 공장을 운영하며 1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그러나 친환경 목표와 산업 현실 사이에서 가전 분야는 유럽 산업 전략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4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통합 산업 전략 수립 △자금 지원 △산업 클러스터 형성 △공정한 무역 기준 설정 등이다.

어필리아는 가전을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는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가전 산업은 2030년까지 제품 보급량이 15억대로 늘고, 스마트 홈 규모는 6000억달러(880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전 산업 중요성이 높은 만큼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친환경 혁신을 위해 자금 지원을 제공하는 프레임워크가 필요하고, 산업 클러스터 형성도 촉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규제를 간소화하고, 역차별을 방지할 수 있는 공정한 무역 기준을 적용해 유럽이 제조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역설했다.

가전 산업을 등한시할 경우 유럽 소비자가 현지에서 개발·생산된 친환경 고효율 제품을 이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전은 사치품이 아니라 일상 생활과 지속 가능성 유지를 위한 필수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어필리아는 “유럽이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고 산업 선도국 지위를 유지하려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며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빠르게 만나 세부 사항을 논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어플리아 서한 주요 내용 - (자료=어필리아)
어플리아 서한 주요 내용 - (자료=어필리아)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