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10일 부분 파업 돌입…노사 협상 분수령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달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료 연합뉴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달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료 연합뉴스〉

카카오 노동조합이 당초 예고한대로 10일 오전 4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 카카오 본사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 노조가 공동 쟁의권을 확보한 뒤 실제 파업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톡 등 국민 생활 플랫폼을 운영하는 카카오의 노사 갈등이 본격적인 단체행동 국면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 유니언)는 이날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 일대에서 4시간 부분 파업을 한다고 9일 밝혔다. 오전 11시 30분 시작 예정인 화섬식품노조의 집회와 행진에도 참여한다.

노조는 지난달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이 결렬된 뒤 쟁의권을 확보했고, 즉각적인 전면 파업 대신 4시간 부분 파업을 택했다. 부분 파업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된다.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한 근무시간 기준으로 4시간이다. 카카오 본사뿐 아니라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이 함께 참여한다.

파업 참여를 위해 판교역 광장에 모이는 조합원은 수백명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조합원은 해당 시간에 연차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동참할 전망이다.

노조는 전현직 경영진의 무책임한 경영과 그에 따른 근로환경 악화를 파업 명분으로 내세웠다. 업계는 성과보상 규모와 지급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핵심 쟁점이라고 보고 있다.

노조는 500만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과는 별도로 영업이익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RSU를 포함해 영업이익의 10% 수준을 성과 보상 재원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RSU를 성과급 안에 포함할지를 두고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조가 첫 파업에 나서지만 당장 카카오톡 등 핵심 서비스에 당장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많은 부분이 자동화돼 있고 부분 파업인 만큼 서비스 차질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애발생 등 특수 상황 대응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정부 역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일 카카오와 회의를 열고 파업 상황에서도 카카오톡, 카카오맵 등 주요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 점검했다.

10일 부분 파업은 향후 카카오 노사 협상의 분수령이다. 이날 이후 사측이 추가 제안을 내놓거나 노조가 입장을 조정하면 교섭이 재개될 수 있다

반대로 노사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전면 파업 등 추가 쟁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노조는 향후 교섭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사측을 압박할 계획이다. 이 경우 노사 양측을 중재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