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당시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엇비슷했던 연구개발(R&D) 투자가 30년만에 극명한 엇갈림을 보이고 있다. 전체 투자의 81%를 쥐고 있는 기업이 수도권으로 완전히 쏠리면서, 공공부문의 지방 투자 노력에도 권역 간 혁신 역량 격차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벌어졌다.
10일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국가데이터처 연구개발활동조사에 따르면, 1995년 기업·대학·공공기관의 수도권과 비수도권 R&D 투자 규모는 큰 차이가 없었다. 기업의 경우 수도권 비중이 약 67%(약 4000억원), 비수도권이 33%(약 2000억원) 수준이었고, 대학과 공공연구기관 역시 양 권역 간 투자액 차이가 수백억원 내외에 불과해 사실상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현재에 와서는 기업체와 대학이 수도권으로, 공공연구기관만 비수도권으로 쏠리는 이른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했다.

특히 지역 자생 핵심이자 작년 기준 전체 합산 연구개발비의 81.4%를 차지하는 기업체 투자는 수도권에서 지수적(로그선형적)으로 급증했다. 2024년 기준 수도권 기업 R&D는 약 86조8000억원을 돌파했지만 비수도권은 약 19조8000억 원에 그쳤다. 비율로 치면 81.4% 대 18.6%다.
대학 역시 권역 간 격차가 점진적으로 확대되며 수도권 우위를 보인다.
반면 공공연구기관은 비수도권(약 10조5000억원)이 수도권(약 2조8000억 원)을 앞질렀다. 이마저도 과학기술 특화지역인 대전 등 특정 지역 집중에 따른 것으로 전체 불균형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산업연구원은 과거처럼 지역별로 나눠주기식 지원을 하던 방식은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한다. 지역의 위기를 돌파하려면 '5극3특' 초광역 거점에 자원을 집중하고, 대규모 생산 시설뿐 아니라 연구소·본사 등 고부가가치 기능을 권역 중심도시에 연계하는 앵커기업 맞춤형 집중 투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