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통 금융사만 쓰던 정부 인증망, 네·카·토도 쓴다

사진=행안부. 모바일 신분증
사진=행안부. 모바일 신분증

핀테크 기업이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증 진위확인망에 들어간다. 은행·카드사·보험사·저축은행 등 전통 금융권 중심으로 운영되던 국가 신원검증 인프라가 전자금융업자로 확대되는 것이다. 핀테크 업계는 정부 본인확인 체계를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비대면 금융 서비스 경쟁력 강화는 물론 보이스피싱과 명의도용 범죄 대응 역량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행정안전부는 전자금융업자의 주민등록증 진위확인망 이용을 허용하기로 하고 단계적으로 개방한다. 우선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3개사를 대상으로 6월 말 시범 적용을 시작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전자금융업자의 진위확인망 연계를 위한 실무 조율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증 진위확인망은 금융사가 고객이 제출한 주민등록증 정보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원장 정보를 실시간 대조해 신분증 위·변조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비대면 계좌개설과 대출, 각종 금융거래 과정에서 본인 확인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활용된다.

행정안전부는 전자금융업자 전체에 서비스를 한꺼번에 개방하는 대신 전산 안정성을 고려해 단계 적용 방식을 선택했다. 진위확인망은 금융권 전반이 활용하는 국가 인프라다. 전자금융업자의 대규모 접속이 한꺼번에 이뤄질 경우 조회량이 급증할 수 있는 만큼 이용 규모가 큰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를 대상으로 안정성을 검증한 뒤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주민등록법 시행령에 따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인정하는 '금융회사 등'에 핀테크 기업은 포함돼지 않았다. 전통 금융사는 이미 진위확인망을 활용해 고객 신원을 검증하고 있다.

반면 간편결제와 간편송금 서비스가 일상 금융 서비스로 자리 잡았음에도 전자금융업자는 전통 금융사와 동일한 수준의 정부 신원 검증 체계를 활용할 수 없었다. 이에 핀테크 업계는 제도 개선을 요구해왔다.

이번 조치로 전자금융업자도 전통 금융사와 동일하게 정부 신원검증 체계를 활용할 수 있다. 이용자가 제출한 신분증 정보를 행안부 데이터와 직접 대조할 수 있게 되면서 타인 신분증을 이용한 계정 개설과 금융사기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업계는 보이스피싱과 명의도용 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전자금융업자에게도 금융사 수준의 본인확인 수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핀테크가 행안부 진위확인망에 포함된 것은 단순한 인증 수단 확대를 넘어 핀테크 산업의 금융 인프라 역할을 인정한 것으로 볼수 있다. 향후 얼굴인식과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인공지능(AI) 기반 위험 분석 기술 등을 결합한 다중 인증 체계 구축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를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의 대포계정 개설과 명의도용 시도를 보다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진위확인망 연계를 통해 이용자 보호 수준을 높이고 비대면 금융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