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공공기관 2차 이전을 기존 혁신도시 중심의 집적 방식으로 추진한다. 서울에 남은 공공·행정기관은 잔류를 최소화하고 이전 기관을 지역 산업·연구기관과 연계해 지역 성장 거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수도권 주택 공급은 협의가 끝난 공공택지 7만3000가구를 오는 10월 초 공개하고 용산공원 활용까지 검토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4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관련해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 혁신도시 이전이 원칙”이라며 “기관 하나만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이전을 통해 앵커기업과 연구원 등 부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집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행정기관도 이전 검토 대상이다. 김 장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서울에 남는 것은 '제로'에 도전하라는 게 대통령의 첫 번째 지시”라며 “잔류를 최소화하고 나눠주듯 하지 말고 집적화해야 한다는 것이 두 가지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이전 대상과 발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공공기관과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이전 방안을 검토한 뒤 공청회와 노동조합 협의 등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수도권 주택 공급에도 속도를 낸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공급대책 가운데 아직 입지를 공개하지 않은 공공택지 7만3000가구는 10월 초 발표를 목표로 잡았다.
김 장관은 “7만3000가구는 협의가 끝난 물량으로 행정·실무적 절차만 남았다”며 “10월 초 정도에는 가능하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지방정부와 협의 중인 추가 물량은 협의가 끝나는 대로 지속 발표할 계획이다.
집값과 전·월세 상승에 대해서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김 장관은 “매매가격도 오르고 전·월세도 오르고 있어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확실히 해결하지 못한 면에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이견을 보이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도 공급 수단으로 열어뒀다. 김 장관은 오는 20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주택 공급을 비롯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공공택지지구에 대해 법률적 근거가 있어 법적·제도적으로 제한이 없는 것은 맞다”면서도 “국토부와 서울시가 손을 잡아야 견해차를 좁히면서 주택 공급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권한만으로 밀어붙이거나 서울시 반대를 이유로 사업을 접기보다 협의를 통해 접점을 찾겠다는 설명이다.
용산공원도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한다. 김 장관은 “용산어린이정원이라는 좁은 개념이 아니라 용산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주택 공급까지는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 국회와 서울시·용산구를 비롯해 미군, 국방부, 국가안보실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 김 장관은 “국토부는 공급에 있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한다”며 “다양한 의견과 처지를 놓고 주택을 짓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민간 공급도 확대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재건축·재개발의 공급 효과를 언급한 것을 두고 정부가 정비사업에 소극적이라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공공으로만 주택시장을 돌파하겠다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라며 “재개발·재건축은 주택 공급의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용적률과 조합원 지위 양도 등 규제 완화는 멸실에 따른 이주 수요와 시장 영향을 고려해 추진할 방침이다.
전·월세 안정을 위해서는 비아파트 공급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 김 장관은 최근 몇 년간 비아파트 건설 비중이 20~30% 수준에 머문 것을 전·월세 불안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토지 매입 단계의 브리지론부터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까지 금융·세제 지원을 확대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축매입임대도 활용한다. 약 1조원 규모로 조성된 앵커리츠 자금도 공급 촉진에 투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LH 개혁안 발표 시점을 두고 김 장관은 “9월쯤 발표할 생각”이라며 “주택 공급 문제가 너무 심각해 주택 역량을 총동원해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LH의 기능 축소에 무게를 뒀다면 앞으로는 주택 공급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한다.
김 장관은 취임 1년간 자율주행과 드론, 로봇, 스마트건설 등 미래산업을 국토교통 정책 전면에 내세웠다고 평가했다. 이동로봇산업 특별법을 준비하고 모듈러주택 등 건설 자동화도 확대한다.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과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 항공·물류 관련 계획도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국토부가 부동산과 사고만 떠올리는 부처가 아니라 인공위성과 자율주행, 드론, 로봇, 스마트건설 등 첨단산업을 이끌고 연구개발(R&D)과 시장 개척을 주도하는 부처라는 점을 국민과 공유하고 싶었다”며 “5극3특과 3대 메가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