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3000명이 도전한 대국민 창업 프로젝트 '모두의 창업'이 5000명의 예비 창업가를 선발하며 창업 레이스에 돌입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기 출범과 함께 심사 공정성과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인 2기 개선 방안도 공개하며 '창업 국가'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16일 서울 마포구 스타트업·벤처캠퍼스 서울(SVC 서울)에서 열린 '모두의 창업 1기 출범식'에서 “대한민국이 국가창업시대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라며 의미 부여했다. 이어 “현장에서 확인한 가장 큰 어려움은 자본보다 '누구를 아느냐(Know-who)'의 차이였다”며 “아이디어 작성부터 AI 기반 멘토 추천, 전문가와 선배 창업가 연결까지 창업 이전의 '스타트'를 돕는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출범식은 12.6대 1의 경쟁률 뚫고 선발된 1기 참가자들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고, 민·관이 함께 창업 전 과정을 지원하는 새로운 창업 생태계의 출범을 선언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중기부는 멘토링과 창업활동자금, AI 솔루션, 규제 스크리닝 등 참가자들의 성장 과정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출범식에는 한 장관을 비롯해 1기 선정자와 책임 멘토, 선배 창업가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 본행사와 함께 전국 17개 시·도에서 동시 개최됐으며,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창업 열기를 전국으로 확산했다.
'인생 재정 계산기 서비스'를 제안한 한 선정자는 “창업 경험이 없는 주부인데 실패가 두려워 창업을 망설였지만 아이디어 하나로 도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용기를 얻었다”며 “신혼집을 구하는 것에서 부터 이직, 출산 등 인생의 주요 결정에서 현금흐름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아이디어로 냈고, 실제 창업을 통해서 성과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도전자도 눈길을 끌었다. 기업 대상 시장 정보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는 '엘크사 시그널'을 개발 중인 태국인 도전자 추티팟타나 핏차야닌 씨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는 안내를 보고 도전했다”며 “5년 내 전 세계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AI 정보 플랫폼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선배 창업자의 조언도 이어졌다. 미국 CES 혁신상을 3회 수상한 이선관 고스트패스 대표는 “데스벨리를 여러번 겪으면서 위기도 많았고, 3달간 남몰래 눈물도 많이 흘렸다”며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외롭더라도 지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중기부는 1기에 선발되지 못한 5만8000여명에게 재도전 기회를 제공한다. 전 창업지원 사업 최초로 탈락자 전원에게 심사 멘토의 피드백을 제공하고, 기존 신청서를 보완하면 향후 '모두의 창업 2기' 선정 평가에서 가점 등 우대 혜택도 받도록 한다.
다음달 초 모집 예정인 2기부터는 심사·운영 체계를 대폭 손질한다. 가장 큰 변화는 멘토 3인 공동심사 체계 도입이다. 기존 멘토 1인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3명의 멘토가 심사하고, 운영기관 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확정하도록 했다. 심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심사 고도화도 추진한다. 심사 피드백은 200자 이상 작성하도록 기준을 마련하고, 지원자의 전문 분야에 맞는 멘토 매칭을 강화한다. 다만 멘토 보호 차원에서 피드백은 멘토 개인 명의가 아닌 기관 명의로 제공된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무분별한 신청을 걸러내기 위한 AI 검증 시스템도 새롭게 도입된다. 외부 자료 표절 여부와 AI 작성 여부를 검증해 멘토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심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프로그램 외연 확대도 추진된다. △전국 창업중심대학과 연계한 '대학 리그' △초·중·고 학생 대상 '청소년 창업캠프' △실리콘밸리·싱가포르·인도 등 해외 현지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리그'를 신설해 창업 저변을 넓힐 계획이다. 재창업 지원 대상 역시 기존 창업 3년 이내에서 7년 이내로 확대한다.

한 장관은 “첫 술에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다”며 “'모두의 창업'은 완성된 사업이 아니라 현장과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인 만큼, 도전자들의 경험과 제안을 반영해 대한민국 대표 창업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