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종전 MOU 서명…호르무즈 60일 '프리' 논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15일(현지시간)워싱턴 백악관 사우스 론에서 열린 UFC 프리덤 250 결승전을 지켜보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15일(현지시간)워싱턴 백악관 사우스 론에서 열린 UFC 프리덤 250 결승전을 지켜보고 있다.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공식 서명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밝혔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르사유궁에서 마크 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찬을 하던 중 합의문 실물 문서(hard copy)에 최종 서명했다. 서명 직후 사본도 이란과 중재국에 전달됐다. 이에 따라 이란은 즉시 60일간의 본협상 기간 동안 원유 수출을 재개할 수 있는 법적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번에 미국이 공개한 14개 조항의 MOU 전문을 두고 곳곳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가장 큰 비판 지점은 이전에는 없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가 생길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MOU 제5조는 이란이 상선들의 양방향 자유 통항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규정하면서도, 비용 없는 안전 통항의 조건을 '60일 동안만(with no charge for 60 days only)'으로 못 박았다. 더욱이 이란이 향후 해협의 미래 관리와 해양 서비스를 명목으로 오만 및 걸프국들과 협의할 수 있다는 여지까지 남겨뒀다.

이와 관련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자국 국영TV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은 해협에 대한 주권적 권리가 있고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요금을 당연히 징수하겠다”고 발표해 사실상 요금 부과를 공식화했다. 이는 해협이 완전히 자유롭게 개방되며 통행료는 전혀 없을 것이라던 트럼프 대통령의 그간 호언장담을 정면으로 뒤집는 결과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의 외교적 성과를 위해 한국을 비롯한 우방국과 글로벌 민간 기업에 전쟁 비용을 떠넘겼다는 '우회 배상금'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MOU 제6조에는 미국이 지역 파트너들과 협력해 최소 3000억달러(약 465조3000억원) 규모의 이란 재건 및 경제 발전 계획을 개발하고, 60일 이내에 이행 메커니즘을 완료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JCPOA)를 “현금을 퍼준 막장 합의”라 비난하며 이번엔 미국 세금이 한 푼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실상은 이란의 에너지 산업 진출을 노리는 한국, 일본, 유럽 등의 민간 자본을 동원해 기금을 채우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정치적 명분을 챙기는 대신, 제3국 기업들의 돈으로 이란이 요구해 온 전쟁 배상금을 우회적으로 메워주는 기형적 형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밖에도 MOU에는 60일 이내 최종 합의 완료,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현장 희석 처리(국제원자력기구 감독), 제재 전면 해제 약속 등이 포함됐다.

미 고위 당국자는 최종 합의에 도달하면 제재 완화를 허용할 것이라면서도, 합의 실패 시 공격을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압박을 유지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