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임금은 뒷전인가”…카카오 노조 연대투쟁에 내부 불만

4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한 카카오 노조가 10일 경기 성남시 유스페이스 광장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남=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4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한 카카오 노조가 10일 경기 성남시 유스페이스 광장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남=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카카오 노사 협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노조가 본사 직원의 임금·성과급 문제보다 계열사의 고용안정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사내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직원들의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여러 법인의 현안이 한꺼번에 다뤄지면서 쟁의의 초점과 우선순위가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직원들이 이용하는 블라인드에서는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가 법인별 요구사항과 협상 우선순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본사 구성원의 성과급 문제와 공동체의 고용 문제는 분리해 논의해야 한다거나, 본사 임금 협상을 위한 파업에서 계열사 문제가 핵심 의제처럼 다뤄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이 참여하는 연대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법인별 교섭 의제는 서로 달라 쟁의의 목표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와 카카오페이는 임금과 성과급을 놓고 협상 중인 반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는 고용안정을 주요 요구사항으로 내세우고 있다. 본사 일부 조합원들이 기대한 임금 협상 의제가 뒤로 밀리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지난 10일 진행된 부분파업에서도 카카오 본사의 임금·성과급 문제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계열사의 고용안정과 처우 문제를 비중있게 다뤘다.

익명 게시판에는 노조가 본사 조합원의 요구보다 계열사 고용안정을 주요 의제로 삼는 것이 맞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거나, 성과급 대신 계열사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비친다면 동의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반응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교섭이 장기화하는 사이 노조를 향한 내부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노조는 지난 10일 본사와 임금·성과급 교섭을 재개했지만, 교섭이 불발되면 오는 29일 5개 법인을 대상으로 '로그오프 데이'를 강행할 계획이다.

오는 26일은 카카오 전사의 공식 휴무 제도인 리커버리 데이다. 로그오프 데이 강행 시 나흘간 휴무가 이어지면서 자칫하면 서비스에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 연차를 쟁의행위에 활용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논란이다.

업계 관계자는 “본사 임금협상 타결을 바라는 사내의 기대와 파업 피로도에 지친 외부 비판이 동시에 노조를 향하고 있다”면서 “노조가 29일 예고한 연차 파업을 비판을 무릅쓰고 강행할지 여부가 노사 갈등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