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3일 충남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현장 임직원을 격려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천안사업장 C1·C2 라인을 찾아 사업장 운영 현황과 생산 계획, 기술 개발 진행 상황 등에 대한 설명을 청취했다. 이어 방진복을 착용하고 HBM 패키징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생산 및 품질 경쟁력 현황을 살폈다.
천안사업장은 삼성전자 HBM 후공정과 첨단 패키징을 담당하는 핵심 생산 거점이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HBM 생산 역량의 중심 역할을 수행한다.
이 회장이 천안사업장을 공식 방문한 것은 지난 2023년 2월 17일 이후로 약 3년 4개월 만이다. 당시 행보는 회장 취임 후 지역 사업장을 찾아 사업 현황을 두루 살피려는 의도였다. 당시 이 회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번 방문은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한층 강화해 나가는 시점에 이뤄졌다.
올해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 양산 출하(2월)에 성공하며 차세대 HBM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어 5월 세계 최초로 7세대 제품인 HBM4E 12단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HBM4 양산과 HBM4E 샘플 공급이 약 3개월 간격으로 연이어 이뤄지면서 삼성전자는 AI 메모리 시장에서 차세대 제품 개발과 공급 일정을 가장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업 성과 측면에서도 HBM4는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양산 출하를 시작한 HBM4는 약 4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6월 말 기준 누적 매출은 12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배경에서 이 회장의 이번 방문은 HBM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을 고려한 '현장 경영'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장 기술자와 생산 인력 피로도를 해소하고 실행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경쟁사 및 고객에게 HBM 공급 능력에 대한 신뢰를 주려 했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과 투자 심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달 1일 2026 삼성호암상 시상식 참여를 시작으로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2일 이재명 대통령과 이탈리아를 방문해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고, 16~18일 열린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 사후 보고를 통해 사업 전략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