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중소벤처기업 정책자금을 노린 불법 브로커 신고가 5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불법 브로커가 정부 지원사업을 악용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허위 서류 작성 유도와 과장 광고 등 부당개입 행위 자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선다. 이달 말부터는 한 달간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해 불법 브로커 근절에도 속도를 낸다.
중기부는 25일 서울에서 노용석 제1차관 주재로 '제3자 부당개입 문제해결 TF' 6차 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불법브로커 신고센터 운영 현황과 제3자 부당개입 근절을 위한 법제화 방안, 집중신고기간 운영계획 등을 논의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6월 19일까지 불법브로커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는 총 482건이다. 이 가운데 정책금융기관이 주의공문 발송 등 자체 조치로 처리 가능한 민원이 412건(85.5%)으로 가장 많았다. 위법성이 확인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한 사례는 8건(1.7%), 금융감독원 신고는 1건(0.2%)이었으며, 제3자 부당개입 여부를 조사 중인 건은 27건(5.6%)으로 집계됐다. 정책금융기관은 수사 의뢰로 이어진 주요 신고 6건에 대해 신고포상금 220만원을 지급했으며,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지급도 검토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정부·공공기관 CI를 무단 사용해 정책대출을 알선하는 것처럼 속인 뒤 착수금을 받고 잠적한 경우와 대출거래약정서와 신용보증서를 위조해 정책금융기관이 발급한 서류인 것처럼 피해자를 기만한 사례 등이 확인됐다.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제3자 부당개입 문제해결 TF'를 출범시킨 뒤 올해 1월부터 4개 정책금융기관에 온라인 불법브로커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신고포상금과 자진신고 면책제도를 운영해 왔다. 경찰청과는 정책자금 불법 브로커를 민생경제 교란범죄로 지정해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으며, 크몽·숨고 등 민간 플랫폼과 협력해 과장 광고 모니터링도 병행하고 있다.
중기부는 이러한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법제화를 추진한다. 현행법은 허위 서류 작성 등으로 실제 재산상 피해가 발생해야 처벌이 가능하지만, 개정안은 부당개입 행위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해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에는 허위 서류 작성·제출 유도, 거짓·과장 광고를 통한 기업 기만, 자문보수 상한을 초과한 수수료 요구, 재산상 이익 수수 등을 부당개입 행위로 명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하는 내용이 담긴다.
또 중기부에 출석·진술 및 자료 제출 요구 권한을 부여하고, 조사에 불응할 경우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신고자에 대한 신분보장과 불이익 조치 금지, 신고포상금 지급 및 신고센터 설치·운영 근거도 법률에 명문화할 계획이다.
법 개정 전까지는 오는 29일부터 한 달간 '제3자 부당개입 근절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한다. 옥외광고와 홍보영상 등을 통해 신고를 독려하고, 집중신고기간 중에는 신고 소액포상금을 기존 40만원에서 60만원으로 인상한다. 정책자금 신청자가 제3자 부당개입 사실을 자진 신고할 경우에는 적극적·중대 가담자라도 참여 제한과 약정 해지를 면책하는 등 자진신고 유인책도 확대할 방침이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제3자 부당개입은 정책자금과 정부 지원사업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성실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국민의 세금이 불법 브로커가 아닌 정말 필요한 기업에 전달될 수 있도록 법적 기반 마련과 관계기관 공조를 지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